미국은 북한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한 북미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토클 패터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이 9일 말했다. 패터슨 보좌관은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의 여야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회의론과 상호주의에 입각한 북미 관계 정립 등 조지W. 부시 대통령의 강경 기조를 재확인했으며 북미 협상에서도 미국이 바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여야 의원들이 전했다. 패터슨 보좌관은 또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으나 한국 정부의 포용 정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미국이 한국 정부의 한반도평화 정착 노력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유재건 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박원홍 한나라당 의원은 패터슨 보좌관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는 제스처를 써가며 재래식 위협 감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북한이 주한 미군 3만7천명을 겨냥해 방아쇠에 손을 걸어 놓고 있는 만큼 적어도 손은 떼게 해야 한다는 게 부시대통령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패터슨 보좌관은 "재래식 무기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의 주도적 협상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패터슨 보좌관은 또 한.미.일 3국의 대북정책조정그룹(TCOG) 회의를 통해 한국정부의 입장을 파악한 뒤 미국의 대북 정책을 많이 수정했다며 앞으로도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여야 의원들은 덧붙였다. 유 의원과 박 의원은 같은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소속인 홍재형, 김성순, 이창복, 함승희(이상 민주당), 조홍규(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 9-12일까지 미국 의회 및 행정부 관계자들과 안보와 통상을 비롯한 양국 현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의원 외교를 벌일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