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사가 중국의 2개 통신장비기업과 첫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한국 기업들보다 훨씬 낮은 로열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퀄컴은 지난 4일 중국의 ZTE와 그레이트 드래건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중국 업체들을 위한 기술 지원센터 개소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중인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계약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기존 계약업체들보다 "나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ZTE측도 구체적 언급은 피했으나 "호조건인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퀄컴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몇년간 중국 CDMA시장 개척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퀄컴이 중국의 장비제조업체들에 낮은 로열티와 교육 센터를 제공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은 정치적 고려의 결과라고 말하면서 중국 정부의 시각으로 볼 때 "퀄컴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실제로 정찰기 사건으로 인한 미-중 관계의 일시 경색 때문에 퀄컴의 중국시장 진출이 차질을빚긴 했지만 중국 정부는 CDMA방식을 도입키로 결정한 이후부터는 CDMA시장의 육성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CDMA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에 대해 현재 국내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하는 GSM방식 보다 낮은 서비스료 책정을 허용했으며 지난주에는 가입자를 늘리기위한 지난 몇년간 적용했던 고율의 가입자 부과금을 폐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퀄컴은 중국측에 호조건의 로열티를 적용함으로써 한국을 포함, CDMA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 외국 업체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장비업체들이 로열티 부담으로 판매 마진에 압박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런 점을 지적, 퀄컴이 로열티와 관련해 "이중 플레이를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일 퀄컴의 기술을 도입한 중국업체들이 수출에 나설 경우, 기존의 계약사들로부터 재협상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