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회사들이 SK텔레콤 KTF 등 통신서비스 사업자와 제휴해 8월부터 IC칩카드를 발급키로 한 후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카드회원을 늘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협상과정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해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가격할인이나 포인트적립 등으로 카드사가 고객에게 되돌려 주는 이른바 '리워드율'이 너무 높다고 우려한다. 보통의 제휴카드는 고객에게 매출의 0.1∼0.2%를 리워드해 준다. 하지만 이번 SKT제휴카드는 리워드율이 0.9%에 달한다. 또 SKT의 판촉활동을 위해서도 0.1%를 줘야 해 카드사의 부담은 총 1.0%에 달한다. 제휴회사들은 리워드율이 1.0%이면 초기투자비용을 감안할 때 상당기간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TF와 제휴한 국민카드도 리워드율이 0.5%로 SKT제휴카드에 비해선 낮지만 일반적인 제휴카드보다는 높은 편이다. 카드발급 비용도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반마그네틱(MS)카드의 발급비용은 장당 2백원에 불과하지만 IC칩카드는 1만원선으로 50배나 비싸다. 1백만장을 발급하면 1백억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비용도 카드회사가 부담해야 한다. 국민카드 이성효 팀장은 "적자가 예상되는데도 카드사들이 제휴에 나선 것은 이동통신사들의 고객데이터베이스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1천4백만명중 70∼80%를 카드회원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드업계에서도 최소한 50%는 건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LG캐피탈 삼성카드 등 대형카드사들은 이번 제휴로 2백50만∼3백만명의 회원을 3년내에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회원수가 늘어도 투자비용이 많으면 적자는 불가피하다. LG캐피탈은 "SKT제휴카드로 흑자를 내려면 아무리 영업을 잘해도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카드는 "회원이 수백만명이 돼도 흑자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실토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