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1월 23일 원산 앞바다에서 정찰활동을 벌이던 미 정찰함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나포된 사건 전모를 추적한다. 제작진은 최근 해제된 미 국방부 기밀문서에서 당시 미국 정부가 이 정찰함을 원산 앞바다에 가까이 접근시켜 '공공연한' 정탐을 지시했고 이를 통해 북한의 반응을 알아보도록 시켰음을 확인했다. 미 태평양함대사령부는 당시 "북한 영해 3마일 까지 접근하라"고 지시, 13마일로 설정된 북한 영해선을 넘어 공공연한 적대행위를 시도했으며 실제로 푸에블로호는 나포 당일 북한 헬기와 군함이 다가가자 성조기를 게양하며 미국 함정임을 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 정찰함을 나포한 다음날인 24일 핵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를 원산 앞바다에 급파하고 공군전투기 361대를 남한에 긴급 배치했으며 '프리덤드롭'(Freedom Drop)이라는 작전명으로 핵무기 사용 계획까지 세웠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러시아 등 북한 주변국들을 통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압력을 넣었지만 북한은 전군동원령을 내리고 미국의 기습 공격에 대비해 원산 시내와 인근 산악지역에 대공포를 집결시켰다. 그러나 이런 무력시위와 외교적 압력이 통하지 않자 미국은 결국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았던 북한과 '동등한 자격'으로 무려 11개월간 협상을 벌였고 끝내 '정중히 사과한다'는 문서를 북측에 넘겨주고서야 가까스로 승무원 82명과 사망자 1명의 시신을 돌려받는다. 푸에블로호와 정탐기록 등은 북한의 전리품이 됐다. 제작진은 이 프로를 위해 당시 푸에블로호 함장과 부함장, 통신감청대장 및 승무원 외에 당시 미 해군 참모총장과 판문점 협상 통역 및 북한 군부 출신 탈북자 등으로부터 증언을 청취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