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전남 여수국가산단내)의 노조원 250여명이 제2 공장 조정실을 이틀째 점거하고 있다. NCC 노조원 120여명은 파업 17일째인 1일 낮 12시 50분께 승용차 30여대에 나눠타고 제2 공장으로 전격진입해 1시간여 만에 조정실을 완전 점거했다. 밤샘 점거농성을 벌이던 노조원들은 2일 낮 2시 현재 50여명만 조정실을 지키고있으며 나머지는 조정실 복도 등에서 `성실 교섭'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이 점거한 조정실은 에틸렌 공장, BTX공장, 프로필렌 공장, 동력부문으로 나뉘어 연간 45만t(에틸렌 기준)의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제2 공장의 공정 일체를 제어하는 곳이다. 현재 2공장에는 조합원 10명과 엔지니어 33명 등 총 43명이 12시간씩 맞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근무인원 128명이 4개조로 나눠 8시간씩 근무하는 것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업무도 과중하다. 노조원들은 당국의 공권력 투입에 대비, 비상 대기중이며 경찰이 진입할 경우 1차로 출입문에서 저지하다 출입문과 조정실을 차례로 빼앗기면 언제든지 공장 안으로 들어갈 태세다. 공장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1시께 김성우 여수경찰서장이 노조 사무실을 방문, 천중근 노조위원장과 3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갔다. 김서장은 노조측에 "당분간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겠으니 사측과 자율적으로 문제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천 위원장은 "사측이 교섭조건을 만들어 협상장에 나온다면 언제든지 이에 응할 자세가 돼 있으나 사측에서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협상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측이 교섭에 응하면 노조원들을 추가로 투입, 공장가동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NCC 노조의 조정실 점거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공장 생산라인 중단이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수=연합뉴스) 남현호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