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키로 최종 결정함에 따라 해태 타이거즈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창단 이후 20년만에 기아자동차로 바꿔 타게 됐다.

기아 엔터프라이즈 농구단 단장 겸 홍보실장인 김익환 상무는 이날 김칠태 해태 관리부장을 만나 구단 재산현황 및 선수단에 관련된 각종 자료를 공식 요청했다.

앞으로 기아측은 해태에 대한 실사 과정을 거쳐 대주주인 해태제과,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등과 가격 시기 매각방식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게 된다.

이에 따라 기아자동차는 청보 핀토스(삼미 슈퍼스타즈) 태평양 돌핀스(청보 핀토스) 현대 유니콘스(태평양 돌핀스) LG 트윈스(MBC 청룡)에 이어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국내 다섯번째 기업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태의 매각 금액을 지난 96년 현대 유니콘스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한 금액(4백50억원)보다 낮은 3백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KBO 가입금과 CI 작업 등 창단에 들어가는 소요 비용을 계산할 때 실제 인수 금액은 4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고지 문제는 기아차 공장이 광주에 위치해 있는 만큼 기존 지역인 광주와 전남·북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김성한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대부분도 승계받을 예정이다.

기아차측에서는 가격에 대한 대체적인 합의만 이뤄진다면 올해 전반기 중 본격적인 협상을 마치고 내년 시즌에는 새로운 팀을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태는 지난 80∼90년대 아홉번의 패권을 차지하면서 국내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부상,호남지역 팬들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주는 분출구 역할을 해왔다.

83년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명장 김응용 감독과 김성한(현 해태 감독),김봉연,김종모,한대화 등 강타선을 앞세워 86∼89년엔 4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90년대 들어서도 0점대 방어율을 세번이나 기록했던 선동열과 야구천재 이종범 등 걸출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네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98년 해태가 경영난에 시달리자 임창용(삼성) 조계현(두산) 홍현우(LG) 김정수(SK) 등 간판 선수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면서 팀 전력이 급격히 약화됐고 팬들의 관심도 조금씩 멀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엔 29일 현재 22승 22패로 4위를 달리는 근성을 발휘,다시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