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620선에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시장참여가 부진한 가운데 단기 급등 이후 8거래일만에 5일 이동평균선이 붕괴되면서 단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미국의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대로 1.3%로 낮춰졌고 내구재 주문이나 주택경기 역시 약화되는 모습이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수그러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팬 의장이 앞장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악화 충격을 금리인하 시사성 발언으로 완화시켜 준 데다 연휴를 맞아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줄여놓기는 했다.

그러나 2/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금리인하 기대감이 얼마나 호재찾기에 분주한 투자자들의 마음을 들어올릴 수 있을 지 아직은 미지수다.

특히 여름 장세에 서서히 진입하면서 첨단기술주의 실적이 썩 좋지는 않을 전망이고 경기회복 기대감 둔화로 경기관련주 역시 추가 모멘텀을 찾기에 다소 버거운 측면도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 국내 대형주의 향후 동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의 실적경고가 나왔고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 등 통신주 동향도 그리 썩 나아보이질 않고 있다. 포항제철 역시 경기기대감으로 상승된 이후 다시 조정과정을 거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이끌어가는 이들 지수관련 대형주가 박스권 조정에서 탈피하지 못할 경우 지수의 추가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고 조정국면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외국인 지분율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점도 수급상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지수가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적다. 외환이나 채권시장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고 미국 증시도 금리인하 기대감 속에서 지지선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 역시 현물시장에서 ''대량 매수 뒤 소폭 매도''에 멈추고 있어 순매수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선물시장에서 지난주 이래 외국인의 대량 신규매수가 이어지고 있어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어 대형주 급락은 막아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번주 주식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증시자금을 투입할 예정이고 정부의 지속된 건설경기 활성화 등 부양책도 약효가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심리는 경기회복 시기가 다소 늦어지는 데 인내심을 발휘하는 한편 하이닉스 반도체, 현대투신, 현대건설, 대우차 등의 구조조정 문제가 상반기 중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존해 있다. 어느 하나라도 해결된다면 증시에 레벨업을 가속화시킬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관계자들은 외국인 대량 순매수, 순환랠리로 630대 진입 이후 한차례 조정을 맞고 있긴 하지만 투자심리가 악화될 만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600선에 대한 지지력을 재점검하며 계단식 조정이나 추가 모멘텀 찾기를 이어가면서 조정시 매수관점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다수설을 이루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한차례 순환하면서 지수가 레벨업된 상황에서 추가 재료를 탐색하며 조정이 빚어지고 있다"며 "600선대 지지력을 점검한 뒤 여름 장 진입을 앞두고 대형주를 비롯한 장세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이 쉬면서 수급을 뒷받침할 만한 세력이 없어 시세탄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지지력을 확인하고 고점돌파 시점을 어떻게 몰아갈 것이냐가 관건이나 현재 조정 상황에서 서두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도 "외국인이나 주도주 공백 속에서 일시 조정을 보이고 있으나 계단식 조정 수준"이라며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추세가 살아있어 조정시 매수관점에서 장을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