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제시한 ''통일한국을 향한 남북한 산업지도''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한반도의 ''산업 마스터 플랜''이다.

전경련은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남북한간 보완형 산업발전 전략을 짜는게 중요하다는 인식에 맞춰 이 지도를 그렸다.

북한에 시장경제 마인드를 불어넣고 투자재원을 마련하는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남북한간 신뢰를 구축한 뒤 순수한 의도를 갖고 북한의 경제번영을 유도할 경우 산업지도의 실현 가능성은 높다고 전경련은 주장하고 있다.

◇ 작성배경과 북한의 수준 =남북한 산업지도를 제작한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의 정진호 연구위원은 "남북한 경제통합 이후 한반도에서 중점 육성해야 할 분야를 선정하기 위해 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도 제작에는 △남북한 산업의 연계발전 △환경오염 유발정도 △고용유발 효과 △수입대체 효과 △북한내 자원 활용 △북한의 식량난 완화 △북한의 인프라 구축 △지정학적 위치 등이 고려됐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산업기술이 업종에 따라 남한에 비해 최소 5년에서 최대 30년까지 뒤져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 전력 조선 화학섬유 방직 제지산업의 기술수준은 남한의 60년대 후반 정도로 가장 낙후됐으며 사회간접자본시설도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컴퓨터는 80년대 중반,비철금속은 90년대 초반 정도로 비교적 격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 북한 진출 유망업종 =탁월한 산업입지로 평가된 평양지역에는 음식료 제조업과 섬유 제조업,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등이 포함되는 등 각 지역마다 산업분야가 골고루 포함됐다.

동해안공업지구내 청진공업지대의 경우 금속산업 및 자동차 제조업이,김책공업지대는 펄프 및 종이 제조업이 우위에 있고 원산공업지대는 컴퓨터 및 사무용기, 전자.통신장비 제조업 등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를 비롯해 자동차 조선 금속 기계 화학 건자재 음식료품 섬유 제지 등이다.

전기전자의 경우 중기적으로 가전제품 부품 사무용품 무선호출기 등이 꼽혔고 장기적으로는 VTR 휴대전화 2차전지 발전지 등이 포함됐다.

비제조업에선 물류.금융업을 비롯 관광 환경 만화.영상 등 문화산업이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안보적인 측면에서 군용으로의 전용가능성이 있는 방산물자, 즉 신소재 전자장비 전기통신.정보보안 센서.레이저 항공전자공학 분야 등의 진출은 제한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 대북경협과 투자재원 방안 =전경련은 현재 북한경제 현황으로 볼 때 50억달러의 투자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9.7% 가량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남한과의 산업협력이 없을 경우 투자는 농업과 광업에 집중돼 북한 산업의 정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대북경협에서 북한의 국영기업부터 시장경제 마인드를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중국의 대형 국영기업들이 미국 월스트리트에 진출, 시장을 배우고 디지털 전략을 짜듯이 북한의 국영기업들로 하여금 월스트리트를 목표로 남한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

보고서는 중장기 대북투자를 위한 투자재원 활용 방안으로 △동서독 방식을 활용한 상업차관 제공 △북.일 수교 청구권 자금의 활용 △북.미 관계 진전과 국제금융기관의 차관 활용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