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의 행사를 위해 33개월을 눈코 뜰새없이 준비했습니다"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주 열린 제13차 천연가스 국제회의 및 전시회(LNG 13)의 행사준비를 맡은 컨벡스코리아(www.convex.co.kr)의 김지명 대표.그는 대형 국제회의를 기획하는 국내 PCO(국제회의전문기획사)사가 드문 가운데 이번에 대규모 국제회의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행사에는 50개국에서 2천5백여명이 참가했다.

국내에서 열린 국제회의로는 드문 일이다.

BP,쉘,엑슨모빌 등 세계적 에너지회사 CEO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큰 성황을 이뤘다.

호텔비 항공료 등 행사에 따른 경제적 효과만 1천만달러가 넘는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국내에 유치하는 일이 엄연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말이다.

김 대표는 기자출신이다.

1970~1976년에 코리아타임즈 기자였던 그는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기자를 그만두고 1979년 외대 동시통역대학원에 1기로 들어갔다.

그후 동시통역사의 길을 걷게된다.

한국에서 국제회의다운 행사가 서서히 시작하던 때다.

동시통역사 1기라는 프리미엄도 누렸지만 부지런함으로 이 분야를 개척해 나갔다.

통역료 책정도 직접하고 계약내용도 스스로 만들었다.

다행히 영자지 기자를 한 경험이 큰 도움이 돼 동시통역사로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통역을 담당한 국제행사만 1천4백여차례에 이른다.

서울올림픽기념 학술회의(1988년),대통령 연두기자회견(1994~1997년),1~5차 APEC정상회담,1차 ASEM회의,김대중 대통령 취임식(1998년)의 통역책임자가 바로 김 대표였다.

어느새 최장기 통역사로 원로 대접을 받고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아직도 취재기자처럼 현장에 있는 걸 좋아한다.

LNG13 행사때도 4일동안 코엑스에 머물러 행사를 진행했다.

그는 정확한 나이를 밝히는 걸 거부한다.

나이로 일하는 것은 아니라는 그의 설명이다.

그의 이력서를 볼 때 50세 언저리임을 알 수 있지만 힘차게 일하는 모습은 20대 못지않음을 느낄 수 있다.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박물관총회가 오는 2004년 서울 경주 제주 부여 등지에서 열립니다.

28개 전문위원회 회의가 동시에 열리는 대형국제회의로 코엑스 시설만으로 행사를 진행하는데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는 A4용지만 35만장이 쓰일 정도로 큰 행사라고 강조했다.

3년 뒤의 일을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컨벤션 산업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설립한 지 3년밖에 안된 PCO지만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는 다음달 7,8일에 국방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한미국방회의의 동시통역사로 초청받았다.

한국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항을 다루는 회의여서 김 대표가 통역을 맡아야한다는 게 이유다.

김 대표는 "낙후된 국내 컨벤션 산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자그만한 힘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02)557-7703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