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수급선인 60일이동평균선과 경기선인 1백20일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주가방어를 위해 연기금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허사였다.

2일 주가가 급락한 것은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도와 대규모 프로그램매도(주식매도, 선물매수)가 도화선이 됐다.

한마디로 수급균형이 심각하게 와해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의 선물매도를 부추긴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주가의 불안이었다.

따라서 시장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 미국 주가가 안정을 되찾아야 국내 주가도 하락세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종합주가지수의 반등을 불러낼만한 국내적인 모멘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종합주가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엔 550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 지수 1백20일, 60일 이동평균선 차례로 붕괴 =지수 60일 이동평균선(567)과 1백20일 이동평균선(571)이 붕괴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장기 이동평균선 위에 올라앉았었다.

60일이동평균선은 수급추세를, 1백20일 이동평균선은 경기추세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이번 붕괴는 주목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그동안 강한 지지선이었기에 반등시엔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급락배경 =지난 1일 미국 나스닥이 반등세로 마감했지만 시장상황은 상당히 불안했다.

나스닥지수가 장중 2,100선 아래로 주저앉기도 했다.

미국 중앙은행격인 FRB의 그린스펀 의장이 조기에 금리를 추가 인하할 뜻을 내비치지 않은게 불안요인이었다.

게다가 24시간 거래되는 나스닥선물 100지수가 2일 장중 급락세를 보인 것도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줬다.

나스닥선물 100지수는 미국의 대표적 기술주인 오라클사의 실적악화 소식에 타격을 받았다.

실제로 이날 국내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사상 최대 규모인 5천9백81계약(2천97억원)을 순매도해 무려 1천8백15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매물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프로그램매물은 지수 1백20일선을 무참히 붕괴시켰고 여기에 겁을 먹은 투자자들이 경계및 실망매물을 던졌다.

◇ 어디쯤에서 지지될까 =일단 55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550선은 지난해 4.4분기 박스권의 윗부분이었는데다 올해 박스권의 아랫부분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황 팀장은 따라서 "미국 주가가 본격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특별한 호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향후 550을 지지선으로 삼아 기간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최근 미국의 소비경기지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SK증권의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연기금이 증시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하락을 방어해 주는 정도여서 큰 반등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를 발판삼아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야 본격적인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