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 악화 우려가 확산돼 4%이상 하락했다.

상황은 코스닥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가 점쳐지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주가의 방향을 점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85선)과 심리적 지지선인 80선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호.악재가 워낙 팽팽히 맞서고 있어 그날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지 않겠느냐는 것.

△주요 변수=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는 경기악화 우려를 가장 먼저 꼽을 수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1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국내실물경기 지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미국경기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의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5년만에 최저 수준인 1.4%를 기록했다.

1월중 소비자신뢰지수와 1월 NAPM(전국구매관리자협회)지수도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박성호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한국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상습적으로 증시를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의 매수열기는 여전하다.

올들어 외국인은 2천2백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주 미 금리인하 발표 후 나스닥이 하락세를 보였을 때도 매수깃발을 치켜세워 지수하락을 막았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켜주는 요인이다.

미국에선 FRB가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3월20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전에 금리를 추가인하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도 오는 8일에 콜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결국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경기침체와 이를 막기위한 선제적 금리인하 가능성의 균형점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분석=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선임연구원은 "거래일수 기준으로 7일째 조정을 거친만큼 과열 양상이 점차 진정되고 있다"며 "지수 1백20일선 안착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장철원 연구원도 "5,20,60일 이동평균선이 정배열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정배열 상태에서는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유지돼 추세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부정적 분석도 만만찮다.

교보증권 박성호 투자전략팀 과장은 "단기상승 추세선 역할을 해온 지수 5일 이동평균선(82.77P)의 움직임이 둔화돼 지난주말 지수가 5일선을 소폭 하회하며 마감된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증권 임정석 선임연구원도 "시장 주도주들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시세흐름이 분산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조정징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수 1백20일 이동평균선(85.39P)을 저항선으로 두고 80포인트를 지지선으로 하는 박스권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투자전략=시장전망에 대한 시각차이만큼이나 투자전략도 대조를 보였다.

교보증권 박과장은 "개별재료주에 대한 단기매매로 제한할 것"을 권한다.

반면 LG투자증권 전 선임연구원은 "조정시 대형주나 외국인선호주를 중심으로 주식보유 비중을 늘려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