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벤처 CEO들에게 2000년은 우울한 한해였다.

1백2명의 벤처CEO들은 "주가폭락"(41.1%)과 이로 인한 "닷컴기업의 도산 및 경쟁격화"(25.4%)를 지난해 가장 큰 이슈로 꼽았다.

닷컴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익모델"(24.5%) 찾기도 CEO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이밖에 벤처기업인의 금융사고 연루, M&A 열풍 등 잇따라 터진 악재들도 CEO들의 관심을 끌었다.

CEO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점은 닷컴위기로 인한 "벤처기업의 위상격하"(32.3%)였다.

자금조달, 영업성과 부진 등 사업부문보다는 오히려 주변의 따가운 눈총이 이들을 더 힘들게 했다.

위상격하로 인해 "인력확보"(29.4%)가 쉽지 않았다는 점도 CEO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침울한 뉴스들에도 불구하고 2000년도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47%)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목표 달성 정도에 대해서도 36%의 CEO가 예상한 목표의 "80~1백%"를 달성했다고 응답했다.

현상태가 불경기임을 감안, 대부분의 CEO들은 올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결과 "더 나빠질 것"(36.2%)이라는 시각이 "현상태 유지"(35.2%)나 "좋아질 것"(27.4%)이라는 예상보다 우세했다.

절반이 넘는 벤처기업들이 "올 3/4분기중"(55.8%)에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수가 "구조조정 완결"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밖에 소비심리 회복, 정치안정, 해외경제 활황, 금리안정 등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IT산업 성장률에 관해서 지난해 "20~40%"(42.1%) 성장한 반면 올해에는 성장률이 "10~20%"(55.8%)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IT벤처 CEO들은 "우량 선두기업을 제외한 하위기업의 몰락"을 비롯 "콘텐츠 유료화 확대",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 진출 가속화", "무선 인터넷의 정착" 등이 올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았다.

콘텐츠 유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시점으로는 "올 3/4분기"(29.4%)를 꼽는 기업인들이 많았다.

CEO들은 성인정보(30.3%), 게임(24.5%), 금융콘텐츠(19.6%), 교육 및 취업(14.7%) 분야에서 유료화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