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반도체 경기는 언제쯤 회복할까.

최근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자 반도체 가격 움직임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99년 기준)은 20%.수출 비중도 14.1%에 달한다.

반도체 경기가 침체되면 우리 나라 전체 경제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반도체 전문가들은 올 1·4분기 D램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기록한 후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D램 국제 현물 가격이 원가를 위협할 정도로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조만간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64메가 싱크로너스 D램(PC100 기준)의 경우 지난 7월 8.86달러에서 3달러 정도로 70% 가까이 폭락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 손종형 서울지사장은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5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만큼 조만간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퀘스트는 D램 시장이 2002년까지 성장을 이어가다가 2003년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메이커들은 PC에 들어가는 범용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지만 서버나 워크스테이션용 고용량 제품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을 이끌고 있는 황창규 대표는 "PC 범용 제품의 가격 회복 시점을 점치긴 어렵지만 3·4분기께 2백56메가 D램 수요가 늘어나고 시장이 다변화돼 반도체 산업이 회복세를 탈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 박종섭 사장은 "D램 가격 하락으로 PC 한 대당 메모리 장착이 크게 증가했으며 인텔이 펜티엄4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경우 판매가 호조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D램 폭락세가 오는 2,3월께 일단 진정되겠지만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올 2·4분기 중 2백56메가 D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전망"이라며 "반도체 메이커들은 기존 제품의 가격 회복을 기대하기보다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