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효표 논란 끝에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과정을 살펴 보면 부시는 유세 기간중 이미지 관리측면에서 중요한 실수를 했다.

부시 후보는 선거를 2개월 앞둔 지난 9월 4일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유세에서 뉴욕타임스 애덤 클라이머 기자가 나타나자 "저기 뉴욕타임스에서 온 지겹게 싫은 놈이 있다.

"고 러닝 메이트인 체니 후보에게 은밀하게 말을 건넸는데 마침 마이크가 켜져 있어 그대로 전달되고 말았다. 사건이 확산되자 공화당 측에서는 "두 사람이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으로 공식적인 논평은 아니며 그 동안 불공정한 기사를 쓴 기자에 대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측은 "클라이머 기자의 기사는 공정하고 정확했다"고 반박하면서 부시측을 물고 늘어졌다.

우여곡절끝에 부시의 승리로 끝났지만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후보의 언론 훈련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고 한다.

미국 선거에서 얻은 교훈이지만 기업의 경영자도 마찬가지이다.

경영자들은 보도진이 오해할 만한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사안을 해명해야할 때는 여러가지 상황을 예상해서 사전에 충분히 대응준비를 해야 한다.

얼마전 시티폰 문제로 한국통신의 한 여성 간부가 TV의 9시 뉴스 에 나온적이 있다.

그러나 화면에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자다 일어난 것처럼 머리가 부스스하고 얼굴도 사우나를 하고 난 것처럼 번들거려 공공기관 근무자로서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더구나 그녀의 답변 내용은 마치 한국통신이 그 문제를 알면서도 사업을 추진해온 것처럼 비춰져 결국 상부로부터 문책까지 당했다고 한다.

방송의 영향력을 실로 막대하다.

한 번의 방송 출연으로 스타가 되는가 하면 바보로 전락하기도 한다.

따라서 방송에 출연하기 전에 극히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회사가 위기에 닥쳤을 때 어떻게 언론에 대응하는가에 따라 운명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지난 96년 7월 17일 뉴욕을 떠나 파리로 가던 TWA 항공기가 뉴욕을 이륙한 지 12분만에 추락해 230명의 승객 전원이 사망한 적이 있다.

당시 TWA는 모듬 임직원들이 취해야할 대언론 메뉴얼을 만들어 치밀하게 대응했다고 한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임원들은 기자들을 응대할 때어떠한 용어를 사용하고 제스추어를 어떻게 하고 심지어 눈동자의 움직임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지침을 만들어 통일했다고 한다.

또 최고경영자는 TV에 나와 겸손한 자세로 진상을 제대로 설명해 위기를 무난히 극복했다고 한다.

이에반해 대한항공은 몇년전 괌 추락사고때 언론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입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반면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수도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미디어는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디어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기업가와 정치인들이 대학 등 전문 교육 기관에서 수시로 "언론 훈련"을 받는다.

언론의 취재 및 편집 시스템 이해에서 모의 인터뷰 실습까지 교과 과정이 다양하다.

우리나라에는 선진국과 달리 이러한 과정이 없는데 내년 3월부터 SMG와 서강대 영상대학원이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개설해 체계적인 언론 훈련을 할 예정이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기업체 및 경영자, 정치인 등은 이러한 교육 기회를 이용하는 한편 나름의 노력도 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