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가슴속이 시려오는 불황기이지만 올해말 무대는 여느 해보다 풍성하다.

젊은 연인이나 가족 단위, 혹은 부모님을 위한 공연이 알차게 마련돼 있다.

왁자지껄한 송년모임보다는 감동을 품어올 수 있는 연말을 계획해 보자.

<> 콘서트 =서태지는 오는 23일 서울 KBS 88체육관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17일까지 전국 주요 도시순회 공연에 나선다.

서울에서는 23,25일 크리스마스공연과 30,31일 연말공연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가수생활 10년을 맞은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은 오는 24일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네버엔딩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펼친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관객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25일 아셈 컨벤션홀에서 대형무대를 꾸민다.

록그룹 들국화의 무대도 기대된다.

올해 재기의 발판을 다진 그들의 저력을 24일 잠실 호텔롯데월드에서 확인할수 있다.

록음악의 전도사인 윤도현밴드는 23일부터 25일까지 정동이벤트홀에서 만날수 있다.

한국 로커의 자존심 김경호 역시 25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형 콘서트를 갖는다.

이들의 공연은 폭발적인 록음악이 주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송년콘서트도 빼놓을수 없다.

24일 세종대 대양홀에 눈꽃으로 장식된 환상적 무대를 꾸밀 예정.

외국유학을 통해 음악적 실험을 계속해온 신해철도 새 밴드 "비트겐슈타인"을 결성, 새 앨범 발표와 함께 콘서트를 갖는다.

23~25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

이밖에 홍경민 이선희 동물원 김장훈 조트리오 양희은 최재훈 컬트트리플 등도 저마다 개성 넘치는 공연을 준비한다.

<> 디너쇼 =각 호텔에서 마련하는 다채로운 디너쇼도 추천할만하다.

디너쇼는 12만~15만원(식사 포함)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선물로 제격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23,24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이미자의 크리스마스 디너쇼".

"열아홉 순정" "동백아가씨" 등 히트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2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김수희 디너쇼가 마련된다.

3년만에 발표한 신곡 "정열의 꽃" "아이리스"를 비롯해 "멍에" "애모" 등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나훈아도 "사랑은 눈물의 씨앗" "갈무리" 등 히트곡과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곡들을 부른다.

23~25일 코엑스 컨벤션홀.

<> 뮤지컬.연극 =연말에는 뮤지컬 무대도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달말부터 내년 1월 중순까지 국민뮤지컬 "명성황후"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대작이 관객을 맞을 예정이다.

4년간 명성황후역을 맡아온 이태원 외에 메조소프라노 김현주와 소프라노 김지현이 명성황후로 새로 가세한다.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캐츠 미스사이공 등과 함께 세계 5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

신약성서중 복음서의 내용을 뼈대로 예수가 죽기 직전의 7일간을 극화한 뮤지컬이다.

예수역에 정지우 김장섭, 유다역에는 남경주, 마리아로는 배우 이혜영 등이 나온다.

22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뉴욕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걸이 스타로 탄생하는 이야기를 담은 "42번가"는 21일부터 내년 1월14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려진다.

국내 창작뮤지컬 "써우와 다므루"는 15일부터 31일까지 동숭홀에서 열린다.

삼국시대 백제를 배경으로 두 연인의 사랑과 그리움을 그린 판타지스타일의 작품이다.

연극은 <>손숙의 "어머니"(3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날 보러와요(내년 1월21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돼지사냥(31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 <>어린이연극 "놀보, 도깨비를 만나다" <>어린이창극 "은혜갚은 제비"(21-2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등이 볼만하다.

<> 클래식 등 =낭만적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하려면 제야음악회가 제격일 것 같다.

31일 오후10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듀 2000, 제야음악회"가 열린다.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과 서울윈드앙상블, 김영욱(바이올린) 발렌티나 리시차(피아노) 김재형(테너) 등이 주인공.

드보르작 오페라 "룻살카"중 "달의 노래",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중 "투나잇" 등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10시 세종문화회관에서도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지는 송년음악회가 열린다.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로 유명한 피아니스트 리차드 클레이더만이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관객을 찾는다.

16일 대구공연을 시작으로 부산(17일) 광주(18일) 대전(21일) 등에서 공연을 갖는다.

서울은 19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 20일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그를 볼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에는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클래식으로 듣는 캐롤'' 콘서트가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색소폰연주자 이성환 등이 나와 캐럴 메들리를 들려준다.

겨울 분위기에 맞는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16~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유니버설발레단은 21~25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각각 공연한다.

공연관람과 해돋이관광을 묶은 이벤트도 눈에 띈다.

세종문화회관과 강릉시 등은 31일부터 1월1일까지 1박2일동안 뮤지컬 갈라콘서트, 타악 2001 공연, 해맞이, 정선 아우라지 눈꽃축제 등을 즐길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장규호.강동균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