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성전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구겨질대로 구겨졌다.

한국 증시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가총액 1위 자리를 SK텔레콤에 내준 뒤 18일에는 한때 한국통신에 밀려 3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3백만주의 자사주를 매입,주가를 떠받치겠다고 나섰지만 시장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5백원(0.36%) 내린 13만6천5백원에 마감됐다.

장중 12만1천원까지 하락,또다시 신저가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10만원선도 위험하다는 말까지 나돈다.

과연 주가바닥은 어딜까.

◆계속 낮아지는 저점=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7월13일 장중에 전고점인 39만4천원을 밟았다.

이때는 연내에 1백만원도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3개월 만에 13만원대로 추락,주가가 3분의 1로 절단났다.

특히 지난 6일 이후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공세로 돌변,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거의 매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고점 대비 지분율을 4%포인트 정도 낮췄는데 주가는 3분의 1토막 났다.

수급이 그만큼 취약하다.

◆왜 폭락하나=반도체 D램 가격의 하락이 1차 원인이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D램 가격과 사이클을 같이 한다"며 "D램 가격이 속락한 끝에 5달러대로 떨어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은 "개당 몇 센트가 떨어져도 수익 규모가 크게 출렁거린다"며 "PC수요 등을 감안할 때 내년 2∼3월께나 돼야 D램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의 7% 정도를 차지하는 TFT-LCD부문도 수요처인 PC시장 침체로 수익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 주가 논란=바닥이 어딘지 장담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가 ''과매도''상태라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자사주를 통해 외국인의 급매물을 소화해내면 급락세는 멈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위원은 "현 주가는 장부가(청산가치) 수준"이라며 "D램 가격 하락이 3분기로 앞당겨져 오히려 연말께 가격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과장은 "삼성전자의 3·4분기 순이익(세후 기준)이 1조6천억원 이상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분기의 1조6천억원,2분기의 1조5천억원 등 실적호전세를 잇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삼성전자 주변에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며 "주가가 11만원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적발표가 모멘텀 될까=한 관계자는 "미국 상장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끝나면 반도체주의 바닥이 어느 정도 가려질 것"이라며 "이때부터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태도를 재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3일로 예정된 삼성측의 3·4분기 실적발표도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다음주께는 삼성전자의 주가 바닥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