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와 자산운용회사가 "제도권"이라면 투자자문 회사는 이른바 "재야"로 통한다.

투신사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를 돈을 모아 운용하는 것이 주된 일이라면 투자자문회사는 특정 소수를 상대한다.

투자자문회사의 주된 고객은 금융기관이나 "큰손" 개인이 주류다.

이처럼 소수정예를 상대로한 투자자문도 투신사처럼 변화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자산운용회사나 투신운용회사로 전환해 제도권으로 진출하는가 하면 제도권(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이 자신의 고정팬을 이끌고 재야로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8년말 "박현주 펀드"로 뮤추얼펀드 돌풍을 몰고온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미래에셋투자자문에서 변신한 케이스.

미래에셋은 불과 1년여만에 국내 증권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로 부상했다.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투신운용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으로 부상했다.

세이(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도 전신은 투자자문회사였다.

물론 피데스투자자문 액츠투자자문 밸런스투자자문 등 투자자문회사로서의 명성을 지키고 있는 회사도 적지 않다.

최근들어서는 기존 투신사 간판급 펀드매니저들이 자수성가를 꿈꾸며 재야로 뛰어드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해말이후 증시침체로 간접투자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기존 조직의 한계를 느낀 이들이 나만의 투자스타일을 고집하며 독립선언을 하고 있는 셈.

서울투신의 주식운용팀장이었던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사장이 이 대열에 앞장을 섰다.

그는 지난해 7월 전격 사표를 던지고 코스모투자자문을 설립,현재 서울 강남에 간판급 투자자문사로 성공했다.

그 뒤를 이어 올해초 동양투신운용의 간판 펀드매니저였던 김영수씨가 튜브투자자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투신 LG투신의 주식운용팀장을 거친 박종규 펀드매니저 역시 최근 메리츠증권의 자회사인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으로 변신했다.

또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렸던 세이에셋코리아의 박경민 펀드매니저도 최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으로 이동했다.

투자자문은 증권업계에서 "틈새시장"으로 간주된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 소수를 고객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다수고객을 상대로 하는 투신사 및 자산운용회사처럼 투자실력이 외부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돈을 맡긴 고객만 알 뿐이며 숨은 실력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뿐이다.

따라서 그만큼 흥망성쇠하기 쉽다.

투자자문회사의 업무는 거래고객과 1대1로 계약해 주식투자를 자문하거나,권한을 일임받아 운용까지 해주는 것이다.

자문만 할 경우 최소 자본금은 5억원이며 일임까지 하려면 자본금은 30억원이 넘어야 한다.

작년 상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나 현재 1백30여개사가 활동중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