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6일 낮 남덕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전직 경제부총리와 재경부장관 14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전직 경제부총리와 재경부장관들은 "현재의 경제개혁 방향은 옳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금융 기업 공공 노동개혁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내년1월부터 시행되는 예금부분보장제에 대해선 70-80년,90년초반과 그 이후 "경제총수"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들은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해서 경제장관들을 흔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점심식사를 겸한 1백여분간의 오찬에서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맨마지막에 "초청해 고견을 청취하기를 잘했다"고 짤막하게 인사말을 했을뿐 참석자들의 얘기를 메모를 해가면서 상세히 들었다.

-김 대통령=최근에 경제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고,제 2의 경제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김준성 전부총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준성 전 부총리=국내 증권시장에서 외국자본이 30%를 차지 하고 기관투자가들의 세력이 약해져 있다.

또 투신과 은행의 힘이 약하다.

100조로 추산되는 부동자금을 증권시장으로 끌여들여야 한다.

세금없는 장기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해 증시로 돈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워크아웃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워크아웃 기업의 주인을 바꿔야 한다.

채권은행이 해당기업의 부실을 손실처리 하거나 신속히 매각해야 한다.

워크아웃기업에 퇴직금융인을 앉히거나 전 경영인을 그대로 두는 것은 문제다.

전문경영인을 임명해야 한다.

무리하게 외국자본을 도입하면 기업이 안팔리고 값도 내린 다.

현재의 개혁방향은 옳다.

그 길밖에 없다.

과거 30년동안 경제성장을 위해서 재벌정책을 펴왔다.

경제성장을 위해서 30년동안 펴온 경제정책의 적폐가 나타나고 있다.

전 정부들이 해결해야 된다고 하면서도 아무도 해결하지 못했다.

개혁방향에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방향이 옳다면 꾸 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

-남덕우=김 전 부총리가 나중에 한 말에 동감이다.

정부 밖에 있으니 생각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왜 그때 못했을까 생각한다.

첫째 4대 개혁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노동개혁이다.

지금과 같 은 노동상황 하에서는 개혁할 수 없다.

앞으로 공기업이든 민간기 업인든 노사문제를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 야 한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매각협상이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 이 많다.

그 당시에는 시간에 연연했었다.

살릴 기업은 살리고,퇴출시킬 기업은 과감하게 해야 한다.

기업이라고 판단하면 대책을 현명하게 세워야 한다.

과감하게 해야 한다.

과도기에는 정부가 개혁을 주도하되 방향을 잃지 않고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30년 적폐가 없어지지 않는다.

정인영 전 부총리=정부 정책에 전적으로 동감이다.

부총리 시절 부실기업을 정리했다.

아무리 잘해도 욕먹는다.

누군가 각오하고 책임의식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직이다.

나이먹었다는 이유로 내보지 말고,부패한 사람이 나가도 록 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이 남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승윤 전 부총리=큰 틀에서 정부 경제정책은 옳다.

시기를 정 해놓고 해야 한다.

제2의 경제위기가 온다는 얘기가 많은데,지금 개혁정책으로 시행된다면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위기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예금부분보장제도는 작지만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수용능력이 안돼 있을때는 부작용이 생긴다.

국민 은행과 주택은행등 소매금융기관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문제다.

-조순 전 부총리=우리 경제의 경기지표는 외상외로 좋다.

한꺼번 에 많은 것은 하다보니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나 개혁정책의 방향과 진행상황은 옳다.

그러나 닭잡는 칼로 소를 잡을려고 했다든지,명분에 너무 집한 감이 없지 않다.

또 준비가 부족해 실망을 준 부분도 없지 않다.

개혁의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해야 했다.

은행통합도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다.

-최각규 전 부총리=거시지표와 체감경기간의 차이가 많다.

재경부 가 거시중심의 정책을 펴나가괴 산업별 지역별 정책도 펼쳐나가야 한다.

국제신용을 회복해야 한다.

국내금융기관이 부실하면 국제 신인도에 여향을 준다.

예금부분보장제도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으나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는 범위까지 보장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은행이 흔들려서도 안된다.

서민생활과 관련해 지하철 전기요금을 최소한으로 인상해야 한다.

-나웅배 전 부총리= 최대과제는 부실기업의 정리다.

퇴출시킬 기업을 퇴충시켜야 한다.

기업을 살릴려면 채권단과 경영진 노조가 3위1체가 돼 협력해야 한다.

대우자동차와 한보철강 매각협상이 무산됐으나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이들 기업의 매각대금 7조원은 그리 크지 않다.

성사되지 않았다고 너 무 당황할 것 없다.

외화유출을 방지할 대책이 있어야 한다.

-홍재형 전 부총리=이헌재 전장관이 7월에 바뀌었다.

그의 재임 기간동안 교체설에 시달려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기 어려웠다.

흔드는 분위기 일부 있었다.

그래서는 안된다.

경제팀을 흔들려는 여론을 차단해야 한다.

개혁은 어렵다.

선택적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하면서 예금부분보장제도를 실시 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김만제 전 부총리=위기가 다시 올수 있느냐는 것이 최근 관심사다.

거시경제지표를 볼때 환율 통화 물가 모두 안정적이다.

거시지표를 잘 관리하면 큰 탈없이 잘 갈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실기업을 자산공사로 옮겨 매각하는 것은 안된다.

부실화된 기업은 자산으로 매각해야 한다.

망하면 그냥 팔아야 한다.

경제장관들을 너무 흔드는 사회분위기가 있다.

장관이 신념을 갖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팀 운 영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임창열 전 부총리=과거의 적폐를 해소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21세로 눈을 돌려야 한다.

벤처기업 육성이라든가,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호텔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예금부분보장제의 방향은 옳지만,시간을 갖고 해야 한다.

-이규성 전 재경부장관=강조할고 싶은 것은 상시적 구조조정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이에 국민적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금융단체와 경제단체,근로자들도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시중의 현안은 자금문제와 증시안정,기업 구조조정이다.

현재의 정책방향대로 가는 것이 옳다.

금융기관의 구 조조정 시기와 주체에 관해서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쪽으로 해야 한다.

재벌개혁이 늦어질 경우 국제 신용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예금부분보장제는 실시해야 한다.

한도액을 일거에 줄이지 말 고 1년후에 2000만원으로 하면 될 것이다.

벤처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직전 장관으로서 송구하다.

거시지표가 중 요하다.

현재 거시지표가 좋은 것은 다행이다.

연기금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의 운용이 너무 경직돼 있다.

주식과 회사채의 투자를 못하게 하는데 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체감경기를 높이기 위해 주택활성화정책을 펴는 것은 안된다.

예금부분보장제는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김 대통령=느낀점이 많다.

얻은 것이 많다.

한분 안빼고 나라와 정부가 잘할 수 있도록 귀중한 말씀을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

앞으로 4대개혁과 정보화,바이오산업등을 3위1체로 육성해나 가겠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