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열풍이 식으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고위 공무원의 ''벤처행 엑소더스''가 다시 시작됐다.

환경부 공보관을 지낸 이선룡 전 금강환경관리청장은 최근 한국팬지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기고 서울 법대를 나온 이 사장은 지난 77년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한 뒤 환경처 정책총괄과장 환경부 대기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등을 거쳤다.

그는 "환경공무원 출신도 열심히 하면 민간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팬지아는 정부 지자체 군부대 기업체 등에 각종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환경분야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벤처기업으로 97년 설립됐다.

금융감독원에서도 과장급 간부가 처음으로 벤처행을 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병수 은행감독2국 일반기획과장은 9월부터 온라인 머드게임 ''단군의 땅''으로 유명한 마리텔레콤(대표 장인경)의 부사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안 과장은 현재 금감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 대신 1만주(액면가 5천원기준)의 스톡옵션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이 스톡옵션이 20억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우석 전 산업자원부 총무과장도 지난주 사표를 내고 코리아e플랫폼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장승진이 사실상 보장되는 총무과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변에선 그의 변신이 놀랍다는 표정이다.

코리아e플랫폼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로 최태원 SK,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주요 그룹 회장들이 대거 주주로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수언.양준영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