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합병의 원칙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에 대해선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은행 합병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채권싯가평가제에 대해서도 <>펀드내역 공개 <>투신사 추가자본확충 <>투신사 유동성지원 등 보완대책이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 잠재부실 공표와 클린뱅크 선언 =정부는 6월말까지 은행의 잠재부실규모와 정리방안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때 대우계열사와 비대우 워크아웃업체, 법정관리.화의업체 등에 대해서도 엄격한 분류기준을 적용해 부실규모를 산출해야 한다.

부실채권 규모가 확정된 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8% 밑으로 떨어지는 은행에 대해서는 3단계의 대비책을 마련했다.

우선 비용절감과 경영이익 극대화, 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구노력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은행이 제출한 자구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하고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자구노력이 미흡할 경우 경영진 문책과 함께 더욱 더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공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 합병 등 은행구조조정 지원 =기본적으로 시장기능에 따라 은행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금융지주회사제도 도입, 각종 인허가 우대, 후순위채 매입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되지 않은 은행은 은행 스스로 합병을 추진하도록 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 조흥 외환은행 등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 채권싯가평가제 대책 =정부는 지난 3일 현재 투신사 펀드중 장부가로 평가되는 펀드는 27조원이라고 밝혔다.

이중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23조원은 채권싯가평가제가 시행되더라도 당장 환매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위와 금융회사들이 시장 상황을 봐가며 환매 시점을 조절하면 된다는 것이다.

개인 일반법인이 보유한 나머지 4조원이 당장 환매되더라도 총 수탁고 1백54조원중 2.6%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는게 금감위의 판단이다.

금감위는 투자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자산 문제는 펀드클린화를 통해 해소하고 투신사 보유 대우 담보CP(기업어음)는 자산관리공사가 회계법인의 실사자료를 근거로 투신사와 협의해 6월중 매입, 정리시키겠다고 밝혔다.

<> 채권싯가평가 관련 보완대책 =투신사들은 오는 20일까지 회계법인 등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아 펀드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펀드가입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신탁재산 클린화계획에 따라 부실채권도 이달안에 정리해야 한다.

정부는 공정한 채권싯가평가를 위해 채권가격산정기관에 민간 전문평가기관을 추가하기로 했다.

투신사들은 신탁재산의 클린화로 인한 손실과 대우 담보CP로 인한 손실 등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자본확충계획을 이달중 수립해야 한다.

정부는 전투신사에 대해 뮤추얼펀드 설립을 허용하고 7월1일부터 투신사에 비과세상품을 판매토록함으로써 투신권으로 신규자금 유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증권금융의 자본금 증자를 통해 증금채 발행여력을 현재 9천억원에서 6조원으로 확충해 필요시 투신사에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