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 창업 1세대들이 최근들어 줄줄이 경영일선에서 낙마하고 있다.

김진호 전골드뱅크사장,박태웅 인티즌 사장에 이어 인터넷업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장진우 3W투어 사장도 최대주주와의 갈등으로 10일 전격 퇴진했다.

이처럼 인터넷 벤처 창업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영일선을 떠나고 있는 것은 사업확장을 위해 외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투자사와의 사업전략을 둘러싼 경영마찰을 극복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최대 사이버여행사인 3W투어의 창업자인 장사장은 이날 "최대주주인 아시아네트와 회사 사업방향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사장은 "지난주에 아시아네트측과 최종담판을 벌였으나 회사 경영및 사업전략에 대한 입장차이가 너무 커서 결국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앞으로 3W투어는 아시아네트가 책임지고 직접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사장은 그러나 양측의 갈등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장사장의 저돌적인 밀어붙이기식 사업확장에 대해 아시아네트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장은 "지난 1997년 10월 설립한 이래 2년6개월여 동안 이끌어온 회사를 떠나는 게 아쉽지만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갈등을 빚을 경우 지분열세에 놓인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아 유망 인터넷벤처업체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아시아네트는 지난해 11월 3W투어에 30억원을 투자,지분 54%를 확보하고 있다.

장사장의 지분은 8%에 불과하다.

장사장은 앞으로 새로운 인터넷벤처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김진호씨나 장사장처럼 주로 투자사인 최대주주와 충돌해 분란을 겪는 인터넷벤처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3W투어와 마찬가지로 사업확장을 위해 외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창업자에서 투자사로 바뀐 인터넷벤처들이 상당수 되기 때문이다.

업계전문가들은 "사업규모가 커지고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향후 사업전개방향을 놓고 창업자와 대주주들인 투자사간 갈등을 겪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아시아네트가 공격적으로 인수해온 국내 벤처들의 경영권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네트는 현재 3W투어,이지클럽,디킴스커뮤니케이션,네티모아닷컴,트론에이지,엑스온시스템스,소망테크놀로지,DBS코리아,와바자바,인터넷 트레이딩 등 10여개 인터넷벤처기업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