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나스닥 주가를 보면 증권거래소 시장의 외국인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나스닥 주가흐름과 상장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패턴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

전날 나스닥 주가가 하락하면 어김없이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고 있다.

상승하면 순매수하는 패턴이다.

8일 나스닥 주가가 3.6%의 하락세를 보이자 9일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1백51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8일엔 1천9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나스닥 주가와 외국인의 매매의 동조화 정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심해졌다.

나스닥 주가의 등락을 따라 매매하다 보니 외국인 행보가 더욱 들쭉날쭉이다.

이런 경향은 지난 4월14일 나스닥 주가가 폭락(블랙 프라이데이)한 이후 더욱 강해졌다.

외국인이 덩치 큰 반도체와 정보통신주를 주로 매매,큰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어 결국 거래소시장도 코스닥시장처럼 나스닥시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나스닥 주가와 외국인 매매패턴=LG투자증권이 9일 내놓은 "4월이후 외국인 순매수와 나스닥 동조화 심화"란 분석자료를 보면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 4월초부터 이달 4일까지 22일의 매매일 동안 나스닥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했을 때 외국인이 한국주식을 순매수 혹은 순매도한 날은 19일(86.4%)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10월21일부터 지난 3월까지 1백4일중에서 나스닥지수 등락과 외국인 매매향방이 일치한 날은 63일(60.6%)인 것으로 조사됐다.

<>배경=LG증권의 변성윤.임송학 조사역은 "외국인이 나스닥시장의 주식과 한국시장의 반도체,정보통신주를 같은 성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말까지는 기술주 전망을 확신해 나스닥주가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삼성전자등 한국주식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동안 저금리의 엔화자금을 조달해 기술주 상승을 주도했던 헤지펀드등 투기성 자금이 엔화가 강세로 반전되자 큰 손해를 입으면서 나스닥시장의 기술주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로 전환했다"며 "한국의 기술주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E*미래에셋증권은 대표적인 외국인 매매종목인 반도체주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선영 조사역은 "최근 나스닥 종목에 투자하는 테크놀로지 펀드(IT펀드)및 성장형 펀드로 자금유입이 늘고 있다"며 "8일 대만 주가가 하락했으나 외국인이 반도체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한 것과 국내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현대전자를 대거 사들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이 조사역은 따라서 "8일 외국인의 순매수는 IT펀드들의 종목플레이일 것으로 보여 다른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및 정보통신주가 나스닥시장과 연동해 움직이고 외국인도 이런 주식을 주로 매매하고 있어 향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일정한 방향성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LG증권의 변성윤.임송학 조사역은 "엔화가 강세를 보이거나 나스닥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한 외국인이 순매수와 순매도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