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은 여야의 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차세대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명암이 엇갈린데다 386세대 등 새로운 색깔의 세력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 민주당

총선결과로 당내 세력은 기존의 동교동계와 이인제 당무위원계, 재야그룹, 청년 그룹 등 4개 정도의 세력으로 재편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같은 세력 변화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의 지도부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게 자명하며 모든 제세력간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동교동계는 이번 총선에서 기존의 세를 유지했다.

한화갑 지도위원과 김옥두 총장, 최재승 의원 등 기존 멤버에 문희상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배기선, 배기운, 이훈평 당선자 등이 합류했다.

원내 인사 20여명을 확보, 일단 기존의 영향력을 구사할 기반을 만든 셈이다.

이번 선거의 1등 공신인 이인제 당무위원도 새로운 중심축으로 급부상했다.

이 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10여명 이상의 원내 세를 형성했다.

이용삼, 원유철 의원 등 기존의 국민신당 계보에다 홍재형, 송영진, 이근진, 이희규, 유재규 당선자 등을 추가했다.

재야세력도 새로운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임채정 이해찬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재정, 이창복, 신계륜, 심재권, 김희선 당선자 등이 보강되는 등 숫자가 10여명으로 늘었다.

청년 소장그룹도 부상하고 있다.

정동영 김민석 추미애 의원 등이 재선 반열에 올랐고 임종석, 김성호 당선자 등이 추가되는 등 14명 정도로 목소리를 높일 정도의 세를 형성한 것이다.

<> 한나라당

이번 총선에서 거대야당을 만들면서 "이회창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데 성공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영남권을 중심으로한 비주류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최근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 전당대회를 열겠다"며 당권 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는 이 총재의 공천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이 47명으로 당선자의 35%에 달하는데다 이 총재의 핵심측근이 대거 원내에 입성, 이 총재의 위상이 한껏 높아진데 근거를 두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대거 탈당, 비주류 세력이 약화된 것도 이 총재로서는 친정체제 구축을 돕는 유리한 조건이다.

그러나 강삼재 의원이 선거운동 기간에 당권 도전을 선언했고 강재섭 의원도 당권 경쟁을 의식해서인지 선거운동을 통해 "영남후보론"을 부각시키는 등 비주류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부산 민주계는 대부분 살아남아 강삼재 박관용 서청원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단결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 출마자들이 지원유세를 부탁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덕룡 부총재도 행동폭을 넓히고 있고 이부영 총무, 선대위원장을 맡아 승리를 이끈 홍사덕 의원, 차세대 주자를 자임하는 손학규 당선자 등도 당권도전 의사를 조심스레 내비치는 상황이다.

<> 자민련 민국당

자민련은 일단 김종필 명예총재와 이한동 총재의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 명예총재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내비치는 등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당선자 대부분이 충청권이라는 점에서 김 명예총재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국당은 당장 당 유지가 급선무인 절박한 상황이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합해 2명에 불과하나 지역구의 한승수 의원도 거취를 고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재창 정태웅 기자 leejc@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