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산업은 저성장산업이라는 인식과 원화강세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이유로 오랜동안 소외를 받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EU(유럽연합)에 의한 통상압력마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종은 지난해 환율하락과 선가약세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환율하락에 따른 영업이익률의 하락을 재무구조 개선과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감소로 흡수했다.

이같은 현상은 2000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올들어선 모든 선종에 걸쳐 선가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국내 조선주는 주가대비 자산가치도 높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으로 장기전망도 밝은 편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중공업 등 상장 조선 5개사는 지난해 환율하락으로 조선부문 매출액이 전년수준에 그쳤고 비조선부문은 수출이 감소했다.

그 결과 이들 5개사의 매출액은 98년에 비해 6.7%나 줄어들었다.

대우중공업을 제외한 조선 4사는 환율하락과 매출감소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으나 금융비용의 감소, 투자자산 처분이익 발생 등 영업외 수지가 개선돼 지난해 사상 최고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볼 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은 저평가됐다고 판단된다.

최근 현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EU간 조선분쟁도 한국조선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3월31일을 기준으로 자동차부문을 분리했고 삼성중공업은 98년6월30일을 기준으로 중장비부문을 매각했다.

한진중공업도 99년8월1일 한진건설 한진종합건설과 합병했다.

98년과 99년 사이 국내 조선업계에서 진행된 이같은 사업부 매각이나 합병 등을 제외하면 지난해 조선5사의 매출액 감소율은 2.9%에 불과하다.

건설부문의 매출이 호조를 보인 삼성중공업은 중장비 부문의 매각효과를 제외할 경우 98년대비 매출액이 오히려 5.8% 증가했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합병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전년도 조선매출액이 선물환거래의 영향을 받아 98년보다 5.3% 증가했다.

대우중공업은 99년 결산에서 기업개선작업과 관련한 실사내용을 반영했기 때문에 98년도와 실적비교의 연속성이 없다.

올해도 상장 조선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의 선가약세 영향과 환율하락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외수지는 개선돼 경상이익률의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98년말 8조7천억여원에 달했던 국내 조선업체들의 차입금이 99년말에 6조7천억원선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에 금융비용감소효과는 올해에도 나타날 것이다.

게다가 올해 선가회복세의 영향으로 2001년도에는 영업이익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종승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