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이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나들이가 많아지는 가을철을 맞아 어린이 뇌수막염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강남성모병원에 따르면 올들어 계절에 관계 없이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환자의 연령대도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뇌수막염 환자가 주로 봄과 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나 요즘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있다.

또 과거에는 환자의 나이가 주로 4~8세였으나 최근 영아에서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해졌다.

뇌수막염에 걸리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구토를 하고 목 등이
뻣뻣해진다.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균이 뇌수막을 뚫고 뇌에 침투해 뇌염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강남성모병원 김상용 소아과 교수로부터 뇌수막염에 대해 알아봤다.

<> 종류 =흔히 뇌막염이나 수막염이라고 불리는 뇌수막염은 대부분 혈관을
타고 뇌에 침투한 바이러스나 세균(박테리아)에 의해 발병한다.

뇌수막염의 약 80%정도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이중 80~90%는 장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무균성 뇌수막염"이라고 불렀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환자는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헤르페스(herpes)인 경우는 치사율이 70%에 이른다.

세균에 의해 발병하는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성보다 심각하다.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등 치료도 힘들다.

치사율도 20~3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또 귀가 멀거나 시력을 잃는 등 심한 후유증이 올 수도 있다.

김상용 교수는 "어린이가 뇌수막염 증세를 보이면 반드시 진단을 받아
원인균을 밝혀내야 한다"며 "뇌종양이나 뇌농양이 있을때도 뇌수막염의
증세가 나타나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증상 =아이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고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때에 따라 먹은 것을 토하고 목이 뻣뻣해진다.

심해지면 체온이 오르면서 헛소리를 하는 등 의식이 혼미해지고 경련을
일으킨다.


<> 진단 =먼저 뇌압을 측정하고 뇌척수액을 검사한다.

뇌수막염에 걸리면 뇌압이 상승한다.

뇌척수액에서는 염증세포가 정상치보다 높은 지를 확인한다.

염증세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 어린이를 입원시킨후 원인균을 배양해
확인한다.

환자의 치사율이 높은 헤르페스바이러스나 결핵균이 뇌수막염의 원인인지를
검사하기 위한 것이다.


<> 치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인 경우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약이 없으므로
환자가 안정과 영양을 취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다.

열은 해열제로 내려준다.

영양제를 정맥주사해줘 영양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이같이 5~7일 치료하면 말끔하게 낫는다.

세균성인 경우는 최소한 2~3주 치료해줘야 한다.

바이러스성과는 달리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세균이 특정한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균검사를 한후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열을 내려주고 영양을 취하도록 해줘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 예방법 =뇌수막염을 주로 일으키는 장바이러스는 어린이의 대변 등에
많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용변후 손씻기를 잘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부모도 아기 기저귀를 만진 뒤에는 뒤처리를 잘해야 한다.

또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에 어린이를 데려가지 않는 것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을 줄여준다.

외출후에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필수.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