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인건비가 바닥난 한국은행에 대해 2백억원 규모의 한은 추경
예산안을 승인해 줬다.

한은 추경예산이 편성된 것은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재정경제부는 4일 "한은이 요청한 인건비 1백21억원 국제금융센터 출자금
20억원 등 1백91억4천만원 전액을 승인해 줬다"며 "한은 예산은 국회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만큼 오는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통과돼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한은은 "인건비 예산이 삭감된 상태에서 노사 임금협상이 타결
되지 않아 지금까지 작년 수준의 봉급을 그대로 지급하는 바람에 예산이
바닥났다"고 추경예산 경위를 설명했다.

한은은 "당초 99년 예산을 편성할 때 8백58억원의 인건비를 승인해줄 것을
재경부에 요청했으나 20% 깎여 6백86억원만 책정됐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에 25%의 인원을 줄이고 일부 임금을 반납(임원 20%
과장급이상 10%) 하는 등 강하게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올해 임금을 추가
삭감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물가불안을 우려하는 중앙은행이 직원들의 봉급을 챙겨
주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한은은 정부 유관부처중 유일하게 올해 임금이 삭감되지 않은채 전액을
받게돼 다른 관련부처와의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