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원로자문단 인사들이 9일 서울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과의 오찬에서 최근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참석한 원로자문단 인사는 신현확 전 총리, 남덕우 전 총리, 유창순
전 총리 및 전 전경련 회장, 정수창 전 대한상의 회장, 나웅배 전 부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송인상 능률협회 회장, 김상홍 삼양 명예회장, 강진구
삼성전기 회장, 김준성 이수화학 회장, 노창희 전경련 상임고문, 김입삼
전경련 상임고문 등 12명이다.

다음은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이 발언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공개한
발언록 내용이다.

<> A =기업활동을 자꾸 규제하면 외자도입에도 문제가 있다.

외국기업이 들어오려고 하겠는가.

<> B =근본적인 문제를 접어두고 파생적 문제에만 접근하면 파생적 문제가
계속 생기게 마련이다.

근본적 문제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 C =정부가 재벌정책에 대해 조급해 하는 것 같다.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 D =기업에서도 과거관행을 스스로 고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정부는 법제화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 E =정부 당국자들이 외국언론의 지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우가
잦다.

때로는 외국 언론의 주장이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가려서 수용해야 한다.

<> F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마음놓고 장사할 수 있는 시대가 언제 올 것인가.

<> G =인터넷 시장이 1년에 10배씩 늘고 있는 세상이다.

미국 상무부는 "디지털이코노미"라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 오늘의 문제를 어제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닌가.

사람은 다리를 땅에 딛고 머리를 구름위에 놓아야 하는데 우리는 머리를
땅에 박고 있다.

미래를 보자.

<> 김우중 전경련 회장 =여러가지로 원로들께 죄송하다.

지난해에는 무역수지 4백억달러 흑자를 냈으나 올해는 흑자폭이 줄고
내년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에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자.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