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히트상품은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버블경제의 붕괴로 생긴 장기불황에서 일본 기업들이
어떻게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는 지를 분석한 "일본 히트상품의 성공비결"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일본에선 98,99년 전후 최초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이란 극한 상황
때문에 소비자의 취향과 실질적인 가치를 강조한 제품이 히트를 쳤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일본에서 올해 히트할 제품의 키워드가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귀여움 지상주의 <>철저한 고객중심화 <>저가격 환경 안전 <>외국자본계
제품 등 5가지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일본제품이 히트한 트렌드를 <>캐릭터관련 신제품의 부상
<>키튼((Kids+teens)대상 신제품의 호황 <>정보통신사업의 황금어장
<>급부상한 디지털서비스 <>환경 생명관련 신제품의 주목 <>건강 노인관련
제품의 각광 <>외국자본계 제품의 본격화 등 7가지로 요약했다.

예를 들어 소니는 지난해 여름 멀티미디어 PC인 "VAIO" 시리즈를 출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기의 비결은 소니가 PC생산 후발업체의 약점을 감안, 컴퓨터를 비업무용
으로 활용할 20대 청년을 주고객으로 선정하는 등 기존 메이커와의
고객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NTT(일본전신전화)의 자회사인 NTT도코모는 작고 간단한 전자메일
전용단말기인 "포켓보드"를 내놓아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 회사는 컴퓨터 조작에 미숙한 20대 여성층을 고객으로 특화한데다
통화당 10엔의 싼 비용으로 1천자내의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든 것 등이
성공비결로 꼽혔다.

또 경영난에 시달리던 산리오사가 "헬로 키티(Kitty)"라는 캐릭터 사업으로
히트를 친 것은 시대 흐름을 반영, 디자인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즉 키티의 포즈와 모양이 74년 출시 당시 앉은 포즈 <>77년 서있는 자세
<>84년 다른 물건들과 함께 등장 <>85년 컨트리 시리즈와 곰인형 <>88년
얼굴 시리즈 <>92년 하트와 꽃 시리즈 등으로 변했다.

산리오는 특히 95년 키티의 머리 리본이 꽃 모양인 키티 베이비시리즈를
내놓아 과거 키티 세대인 젊은 주부들의 잠재수요를 자극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 히트상품이 한국의 기업에 시사하는 점은 신제품
개발은 사전 목표설정이 관건이며 히트제품 창출에 걸맞는 개발조직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행을 창조하는 고객을 노려 미래 성장사업에 눈을 돌릴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 시대의 흐름을 읽어 제품전략을 차별화하면서 세계 일류제품과
경쟁할 것 등을 보고서는 지적했다.

< 정구학 기자 cgh@ >

[ 일본 히트상품의 7가지 트렌드 ]

<> 케릭터관련 신제품이 뜬다

- 포켓몽, 키티, 모노스케 등의 캐릭터 사업이 호조

<> 키튼(kids+teens) 대상 신제품은 불황이 없다

- 학용품, 의류, 신발, 장난감, 패스트푸드에서 PC등

<> 정보통신사업은 황금어장

- NTT도코모(이동통신회사), DDI(장거리통신회사) 소프트뱅크, 마쓰이증권
등 대규모 흑자 및 호조

<> 급부상한 디지털 비즈니스

- 디지털카메라 비디오카메라, 대형칼라TV 등이 히트

<> 환경 생명 관련 신제품이 주목

- 비아그라, 노인용기저귀 등

<> 외국자본 제품이 몰려온다

- 토이저러스, 티파니 등이 일본진출에 성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