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메이저대회 최종라운드의 우승 압박감이 "지상 최대치"라고
얘기한다.

우승자는 물론 그 압박감을 이겨낸 선수이다.

그러면 어떻게, 무슨 요인으로 그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 낼수 있는가.

공동 선두의 혼전속에서 16번홀 이글을 시작으로 버디-버디로 끝난 줄리
잉크스터의 최종 3개홀 플레이.

거기에 "압박감"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건 "확신에 찬 전진" 뿐이었다.

메이저에서의 그런 골프는 아주 보기 드문 케이스.

더구나 그녀는 "모던 그랜드 슬램"이라는 일생일대의 기록을 노리는
입장이었다.

그같은 도약의 이유를 "압박감을 이겨낸 집중력"으로 단순화 시키기는
힘들다.

그 원동력은 올시즌의 그녀 골프에서 찾아야 한다.

그녀는 3주전의 US여자오픈 우승등 3승이나 거두며 "제2의 골프경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번대회들어서도 전라운드 60대등 상승세는 이어졌다.

골프에서의 최고 실력이란 바로 "되는 골프"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되는 골프"는 말로 표현할수 없는 흐름으로 중압감을 잊게
만든다.

"잉크스터 골프"도 그 이상의 분석은 힘들듯.

어쩌면 지난해 박세리의 4승 퍼레이드와 같은 맥락으로 된다.

3라운드까지의 공동선두가 최종일 65타를 치면 다른 선수들은 어쩔 방법이
없는 법.

잉크스터의 "홀로 치는 골프" 앞에선 박세리를 포함, 어느누구도
"부진하다"는 표현을 쓸수 없을 것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