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추위를 타던 주가가 급등세로 돌아섰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미국주가가 연일 하락했는데도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장세를 놓고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증권가에도 논란이 분분했다.

바닥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펴는 이가 생겨났다.

반면 반짝 반등세에 불과해 조정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

<>일시적인 반등론 =외국인의 매도공세, 원화가치 강세, 미국주가 불안
등으로 미뤄볼 때 일시적인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거래량등 시장에너지의 회복이 충분치 않은 점도 꼽혔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의 오재열 과장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엔 성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통신 DR(주식예탁증서)를 매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매도한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외국인이
저가매수에 나서지 않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일본 엔화나 달러에 비해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여 국내 상장사들의
수출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 우려, 아르헨티나등 남미
경제 불안으로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 주가도 여전히 위태위태하다는 것이다.

선물이 저평가상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 거래량도 늘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오 과장은 "다음달 7조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물량도 만만치 않아 20일 이동
평균선인 75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바닥확인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바닥 탈출론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를 이겨냈고 미국주가하락등
해외악재에도 내성이 길러졌다는 점이 조심스런 낙관론의 출발점이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무난히 소화됐다는 것도 시장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징조로 해석됐다.

대우증권 법인영업팀의 홍성국 차장은 "예측된 반등이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고
엔화가치도 1백21엔대로 상승하는등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이 삼성전자등을 순매도하고 있는 것은 유상증자신주를 받기
위한 자금마련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대거 순매도세로 이어지기 보다는
중립적인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주가 하락의 경우 6월초까지 물가동향에 따라 재상승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분위기상 물가상승의 우려는 거의 없어 바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동안 주요 매도세력이었던 삼성생명의 물량을 투신사들이 속속 받아내는
모습이었다며 수급상황도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동원증권 선릉지점의 박인수 부지점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장기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보는 세력이 많다"며 "지난 1월의
조정때보다 금리하락, 경기회복조짐등 여건이 안정적이어서 내릴만큼 내렸
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