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은 금융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당초
책정한 64조원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장관은 17일 홍콩의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크레디 리요네 증권
주최로 열린 세계투자가회의에 참석,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정부지분 매각이 용이해져 금융구조
조정은 정부가 책정한 비용으로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러나
필요시 추가재원 투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구조조정비용으로 책정한 64조원 가운데 43조원을
집행한 상태인데 제일은행의 매각지연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우려돼 왔다.

앞서 세계은행(IBRD)도 지난 2일 "아시아 금융기업구조조정 현황"이라는
자료에서 한국의 금융구조조정 비용이 정부가 책정한 금액보다 24조-50조원
많은 88조-1백1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한편 이 장관은 "그동안의 노력으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대폭 향상
됐다"며 "앞으로의 금융구조조정은 비은행 금융기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 "5대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도 올 1.4분기 평가결과 자산매각,
외국인투자유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어 "최근 펀더멘틀의 개선으로 한국경제는 회복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잠재성장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혁 기자 limhyuc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