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악몽"이 26일 한국에서 되살아났다.

최근 폭발적인 전파력을 가진 "멜리사" 바이러스가 지나간데 이어 체르노빌
이란 별명을 가진 CIH 바이러스가 전국을 휩쓸면서 수만대의 컴퓨터를
망가뜨렸다.

정보사회 부작용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현상이다.

내년 1월1일 나타날지도 모를 Y2K(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 대재앙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베이스에 피해를
입히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주로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들이 나쁜 의도로 만들어내 전파시킨다.

생물체 내부에 들어가 생체 질서를 어지럽히는 바이러스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스스로 복제해 전파시키는 자기복제기능, 컴퓨터속에 숨어 있다
일정한 때가 되면 작동하기 시작해 컴퓨터에 장애를 일으키는 주는 잠복
기능, 의도하지 않은 작동을 유발하는 활동기능을 갖고 있다.

실제 바이러스가 생체에 기생하듯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HDD)에 붙어
살면서 스스로 복제기능을 발휘해 다른 파일에 이상증세를 전염시킨다.

그 결과 컴퓨터 내부에서는 파일이 파괴되거나 시스템작동이 마비된다.

컴퓨터 바이러스는 어떠한 형체도 갖지 않고 실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파괴력으로 컴퓨터를 손상시킨다.

<> 바이러스 감염 증세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작동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거나
스피커를 통해 이상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화면에 알수없는 메시지가 뜨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메모리 용량을 대폭 축소시키기도 한다.

악성인 경우 컴퓨터가 아예 켜지지 않거나 부팅된 뒤에도 조작을 계속할수
없는 때가 많다.

이렇게 되면 저장해둔 중요한 파일이 날라가 무용지물이 되는 심각한
사태도 발생한다.

<> 바이러스의 종류

1) 부트 바이러스:컴퓨터를 처음 켰을때 "실행"이 시작되는 부분이
하드디스크의 부트섹터(Boot sector)다.

여기에 자리잡아 하드디스크 전부와 다른 작업중인 디스켓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부트바이러스라고 부른다.

부트바이러스에는 "브레인" "LBC II" "돌" "탁구" "디스크 살해"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들에 감염되면 기본메모리가 크게 줄어들어 부팅시간을 지연시키고
부팅이 안되게 하는 경우가 많다.

2) 파일 바이러스:일반적인 프로그램 파일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이때 감염되는 파일들은 이름끝에 com이나 exe 등이 붙는 실행파일,
오버레이파일, 파일 끝에 sys가 붙는 주변기기 구동 프로그램 등이 있다.

스스로 복제해 다른 파일을 감염시킨다.

이번 CIH를 비롯 13일의 금요일에 움직이는 "예루살렘" 바이러스, 90년에
맹위를 떨쳤던 "어둠의 복수자"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바이러스들은 컴퓨터 일부 파일을 아예 실행시키지 않는다.

3) 부트/파일 바이러스:이 바이러스는 디스크의 부트섹터와 파일 모두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다.

"침입자" "유령" "데킬라" "나타스" 바이러스 등이 있다.

복잡한 형태로 감염된 현상을 보여 컴퓨터가 켜지지도 않고 내장된 데이터
까지 망가져 치료가 매우 어렵다.

4) CD롬 바이러스:CD롬 프로그램에 콘텐츠를 담을때 함께 묻어 들어오는
바이러스다.

데이터 자체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으므로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런 CD롬은 발견되는 즉시 폐기해야 한다.

"금지된 주제" "소프트웨어 저장고" "올빼미#10" 등이 유명하다.

불법적으로 제작 유통되는 CD롬에 특히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 바이러스 전파경로

바이러스는 주로 디스켓을 통해 확산된다.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데이터를 담는 과정에서 우연히 또는 고의적
으로 바이러스가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컴퓨터통신 또는 인터넷이 바이러스의 주된 유통경로로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은 누구나 어느 곳에서든 동시에 쓸수 있어 통제가 쉽지 않고 공짜
프로그램을 내려받게 해주는 사이트도 많아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경로가 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이다.

특히 모르는 상대에게서 온 전자메일등은 일단 의심해 보고 함부로 실행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