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가가 폭등세로 치달은데는 프로그램매매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

무려 1천1백47억원에 이르는 프로그램매수세가 일며 불붙은 주가에 기름을
끼얹었다.

소폭의 상승세로 출발한 주가는 시간이 갈수록 프로그램 매수라는 날개를
타고 상승폭을 키웠다.

그 바람에 한전 삼성전자 포철등 주요 프로그램매수(현물매수 선물매도)
종목이 무더기로 강세를 보였다.

전장초반 한자리 숫자에 불과하던 상승폭은 급기야 20포인트, 30포인트로
뜀박질을 쳤다.

근래 보기 드물게 프로그램매수세가 위력을 떨친 하루였다.

비차익 거래까지 합친 프로그램매수잔고는 현재 1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웃도는 고평가 상태가 지속된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매수는 언젠가 청산(현물매도 선물매수)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다.

선물가격이 급변해 저평가 상태로 돌아설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이에대해 증권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이 증시로 집중되면서 주식매수세가
강해지고 있어 이런 프로그램매물이 주가상승 추세를 꺾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형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가 계속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고객예탁금도
풍부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12일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하루에 1천8백억원어치가 쏟아졌지만
주가에 충격을 주지 못한채 무난히 소화됐다.

지난해 선물12월물 만기일에도 프로그램매도물량이 대량으로 나왔으나
프로그램 매물을 능가하는 대기 매수세 때문에 주가가 거꾸로 폭등한 적이
있다.

게다가 최근 선물가격이 저평가로 전환될 정도의 큰 악재도 없다.

선물 6월물 만기일도 2달이나 남아 있어 선물가격의 고평가가 유지될
경우엔 오히려 프로그램매수세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선물.옵션팀의 주제식 조사역은 "프로그램매물이 나와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가에 매수하려는 기관투자가들과 일반투자자들의 매수
의욕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선물 강세가 지속되면 프로그램매수세를 촉발시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