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만이 살 길이다"

"작전 개시 일주일전부터는 판촉관련 임직원 귀가 금지"

4월초 시작되는 봄정기세일을 앞두고 각 백화점간의 눈치경쟁이 "첩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경쟁업체가 어떤 물건을 얼마나 사은품으로 주는지, 자사신용카드 사용자
나 단골고객에게 무슨 혜택을 주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벌써부터 치고
받는 장외싸움에 돌입한 것.

백화점들은 연초 세일때 대형 사은품공세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총을
받은 터라 경쟁업체 동향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백화점은 경쟁업체가 자사의 판촉행사내용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세일
안내광고를 행사 전날 신문의 수도권판에만 게재할 계획이다.

신문의 경우 초저녁(가판)부터 새벽(수도권판)까지 여러차례 내용을
보완하며 인쇄된다.

가판을 미리 본 경쟁업체가 밤사이에 아이디어를 모방하거나 "김빼기
작전"에 나서는 것을 방지하자는 뜻이다.

B백화점은 세일시작 일주일전부터 행사관련 임직원들의 귀가를 아예 금지
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무심코 주고받은 말속에서 영업비밀이 흘러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백화점들이 특히 보안에 신경쓰는 부분은 사은품의 종류와 참가업체
내역이다.

IMF의 여파로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대폭 줄인 탓에 세일기간중 판매할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것도 경쟁의 관건이다.

C백화점 관계자는 "사은품을 얼마나 푸짐하게 주느냐와 평소 세일을
안하는 브랜드를 얼마나 많이 참가시키느냐에 따라 고객의 숫자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또 "봄 정기세일을 계기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간의 매출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