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빌딩과 주택을 개.보수하는 리모델링 시장이 급팽창하며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4년 1천5백억원에 불과했던 리모델링 시장은 매년 60~70%이상 큰
폭으로 신장돼 올해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2005년엔 무려 2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리모델링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시장안팎으로 여건이 성숙되고
있기 때문.

우선 70년대이후 개발붐을 타고 전국적으로 대거 신축된 대형빌딩(연면적
5천평이상 7백75개)들의 개보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2002년부터 발효되는 지구온난화방지협약이 리모델링 시장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협약은 건물의 에너지 총사용량을 규제하기 때문에 발효이전에 에너지
절약형 빌딩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도 지난 91년 관련법규를 제정(에너지이용 합리화법 22조)하고 개보수
자금을 저리융자해 주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건축법 개정 역시 리모델링 활성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5월부터 기존 건물의 용도변경이 쉬워지게돼 소규모 주택이나 상가들의
재단장 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리모델링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현대 동부 쌍용건설 등이 리모델링 사업에 필요한 ESCO(에너지 서비스
컴퍼니) 기업허가를 취득했고 다른 업체들도 진출채비를 갖추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지이는 곳은 현대건설.

현대는 최근 국내건축사업부내에 리모델링의 기획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는
전과정을 총괄하는 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들어 대구 파티마병원 세종문화회관 등 10여건을 수주했다.

현대는 올해 수주목표를 8백억원으로 정하고 병원 호텔 학교 등 전국
1백여개 대형건물을 대상으로 개보수를 타진중이다.

현대산업개발도 올해초 기술연구소안에 전담팀을 설립, 대형 아파트단지와
극장 호텔 등 상업시설의 리모델링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은지 20년이상된 고층아파트 단지를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주차장 수영장 상가 등을 재배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영업망이 갖춰지는대로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2월 리모델링 전담사업팀을 만든 우방은 주택부문의 리모델링에 주력
하는 특화전략을 세웠다.

시장조사를 마치는 4월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하고 5월엔 대구에 관련자재
전시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주택공사도 지난해말 설립한 주택관리전문 자회사인 "뉴 하우징"을 중심
으로 리모델링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산 외국인아파트(2백1가구)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고 포철 사원아파트
(1백80가구) 등 협의중인 공사도 3~4건이다.

이밖에 대림산업 한신공영 등이 건축사업본부와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ESCO기업 취득을 준비중이고 대우 LG건설 등도 전담사업팀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는 "선진국의 경우 리모델링 비중은 전체 건설시장의 30%를 웃돌고
있으나 한국은 그 10분의 1에 불과해 성장잠재력이 높다"며 "머지않아
신축시장 못지 않는 각광받는 사업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유대형 기자 yoo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