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바닥을 찾아라"

증권가에 엔화가치 바닥찾기 작업이 한창이다.

이들은 엔화가 바닥을 찾기 전에는 주가도 바닥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엔저로 연3일 주가가 미끄러지자 일부에선 엔화불안으로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던 지난해 6월의 악몽을 떠올리기도 한다.

증권전문가들은 일단 달러당 1백25엔대의 환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선 정도면 추가급락은 없지만 1백25엔이 무너지면 주가도 500선 아래로
미끄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엔화와 국내 주가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부터 8월31일
까지 엔화가치가 평균 140.5엔을 나타냈을 때 종합주가지수는 468.22에서
310.16으로 33.8%나 추락했다.

반면 9월1일부터 9월28일까지 평균 123.1엔을 기록했을 때는 주가가
309.71에서 562.46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가치에 따라 국내 주가가도 오르내린 것이다.

특히 이 기간동안 외국인도 순매수와 순매도를 거듭했다.

4월부터 8월까지 4천5백8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엔화가치 하락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엔화가치가 상승한 9월에는 1조6천4백94억원어치를 순매수,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향후 엔화가치와 국내 주가시나리오 =지난주말 G7재무장관 회담에서
선진국들이 엔화와 관련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아 엔화가치의 추가하락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국내 사정상 단기적으로 1백25엔선이 1차 바닥인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교보증권의 박종승 조사역은 "지난해 사상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
으로서는 엔화약세가 부담이 되고 모처럼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큰폭의 추가하락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
했다.

1백25엔서 엔화가 바닥을 찾으면 국내 주가가 500선초반에서 바닥을 찍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제일투신의 김지환 운용본부과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중순처럼 1백30엔이나 140엔대까지 하락할 것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 일본 중국이 위안화절하압력 아시아경제영향등을 고려, 엔화가치에
대한 정책적인 바닥을 1백25엔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지역이 경제위기는 어느 정도 벗어난 상태여서 엔화가치하락은
일본경기를 회복시켜 전반적으로는 아시아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과장은 1백25엔까지 무너지면 주가가 480선까지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1백25엔선을 넘어설 경우 국내 금리가 영향을 받는등 타격은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의 오재열 조사역도 "엔화급락에 따른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을
미국과 일본이 원치 않을 것"이라며 "1백30엔대를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행보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대거
이탈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G베어링증권의 강헌구 영업담당이사는 "외국인들중 1백30엔선까지 내다
보는 투자자들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리스크관리차원에서 매도주문을 내고 있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상태여서 조정단계에 와 있다는 점도
외국인들이 의식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