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측은 28일 청문회 열기가 다소 시들해지면서 취재진에게 "오늘은
뭔가 큰 건이 터진다"는 말을 흘리는 등 청문회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안간힘.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국민회의 정책위 고위 관계자는 "오늘 이 모의원의
발언을 주목하지 않으면 큰 기사를 놓칠 수 있다"며 과거 정권의 새로운
비리가 드러날 것임을 암시.

특히 국민회의가 이전부터 청문회에서 깜짝 놀랄만한 과거정권의 비리가
드러날 것이라고 공언해 온 터라 이날 청문회에서 "김선홍 리스트"의 실체
등이 드러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가 시작되자 이미 밝혀진 사실을 확인하거나 이전에
의혹이 제기된 사안을 "재탕"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국민회의가 치밀한 청문회 준비 보다는 "언론
플레이"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김선홍 전기아그룹회장과 이기호 전기아그룹
종합조정실장은 이날 왼쪽 가슴에 "3322", "2938"이란 번호가 붙은 수의를
입은채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장에 입장했다.

김 전회장의 오른팔이었던 박제혁 (주)기아자동차사장은 증인선서를 마치고
대기실로 이동하면서 김 전회장에게 깍듯한 인사를 하며 예우를 갖췄다.

질의가 시작되자 김 전회장은 답변에 앞서 미리 준비해온 메모지를 꺼내
"기아는 나라에 큰 공헌을 했으나 뜻하지 않게 비극을 맞게 됐다"며 "기아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께 진정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특위는 이날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국회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고발할 방침이다.

특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 전대통령의 경우 전직 대통령이란 점을 감안,
직접소환의 방법을 채택하지 않더라도 현철씨를 직접 소환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면서 "현철씨가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을 경우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한보사건 및 PCS(개인휴대통신) 사업 인.허가 등과 관련, 현철씨를
내달 4,5일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통보했고 현철씨는 27일 불출석의사를
특위에 공식 통보했다.

<>.기아의 전직 경영진이 대거 증인과 참고인으로 나온 이날 청문회에선
기아그룹 "경영발전위원회"가 도마에 올라 특위위원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윤수 의원은 "김 전회장은 "경발위"에 회사 돈을 나눠 줘 우리사주를
사도록 하는 방식으로 위원회를 사유화했다"며 김 전회장과 "경발위"간의
유착의혹을 제기.

천정배 의원도 이기호 전 기아종합조정실장에 대한 신문에서 "경영발전
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5.5%는 사실상 김 전회장의 지분이나 다름
없다"며 "경발위는 종업원 복지증진보다 김 전회장의 경영권유지에 목적이
있었다"고 비판.

이에 대해 이 전종합조정실장이 "경발위가 실제 주주권행사를 하지 않았다"
고 엉뚱한 대답을 하자 "종조실장까지 한 사람이 주주총회 위임권 규정도
모르느냐"고 추궁.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