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컴퓨터 99년 문제(99버그)"로 국내 각 기관및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문제는 "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Y2K)"에 앞서 올 한햇동안 언제고
각종 전산 시스템의 일대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99버그"는 연도및 날짜를 6자리로 표기한 프로그램에서 컴퓨터가 끝자리의
"99"를 연도가 아닌 에러메시지로 인식하는데 따른 문제다.

이 경우 각종 전산시스템을 비롯, 산업계의 공장자동화시스템 등의 컴퓨터
가 작동을 멈출수 있다.

컴퓨터가 에러메시지로 인식하면 대부분의 전산 업무가 중단된다.

특히 금융기관 및 기업의 회계처리 거래데이터처리 등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행정기관의 민원서류발급을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항공권이나 카드 발급 등도 불가능하게 된다.

< 본지 98년 7월17일자 1면 참조 >

"99버그"는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일일이 검색해 빨리 고쳐주지 않는 한
1년 내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외국에선 "99버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국제공항과 고텐베르크 말뫼 등 3개
공항에서 여권발급이 중단됐다.

여권을 잃어버린 여행객들에게 임시여권을 발행해주는 경찰 컴퓨터에
오류가 발생, 임시여권을 발급받지 못한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는 이들 공항의 일부 컴퓨터프로그램이 "99"를 "작동중지"나 "파일 끝"
등의 에러메시지로 읽도록 짜여져 발생했다.

컴퓨터가 6자리의 날짜표시 끝에 있는 "99"를 연도가 아닌 에러표시로
인식한 것이다.

99버그는 "99"뿐 아니라 "999"나 "9999"를 에러메시지로 처리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에서도 문제가 된다.

날짜를 매년 1월1일부터 일련번호로 표시하는 줄리언 방식을 사용한 컴퓨터
파일의 경우 99년 9일째(1월9일)와 99일째(4월9일)를 각각 "999"와 "9999"의
에러데이터로 인식할 수 있다.

또 날짜를 1년 열두달과 한달 30,31일로 나눠 표시하는 그레고리언방식
파일에서는 99년 9월 9일을 "9999"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물론 시스템이 다운된다.

이 문제는 더 나아가 공장자동화시스템의 가동을 중단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자동화설비에 사용되는 제어장치(PLC)는 대부분 "9999"를 에러표시로
인식토록 프로그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삼성SDS 이동희 팀장은 이와관련, "대부분의 컴퓨터는 그동안 에러표시를
다른 방식으로 바꿔놓아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일부
고쳐지지 않은 프로그램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금 전산시스템이 정상 가동되더라도 언제 작동을 멈추게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Y2K툴로 프로그램을 검색해 수작업으로 개선한 뒤
검증툴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프로그램에 내장된 공장자동화시스템은 제조
회사를 상대로 일일이 확인할 수밖에 없어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게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