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0일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공판에서 나온 장석중씨의 현정부 대북
밀사 역할 수행 주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안택수대변인은 성명에서 "현 정권이 "이회창 비선조직"으로 몰아
"이회창 죽이기"의 단초로 삼으려 했던 장씨가 현 정권의 대북밀사였음이
밝혀졌다"고 비난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현 정권은 장씨가 전달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와
접촉 내용, 10억달러 투자약속 등에 대해 즉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
했다.

한나라당 이신범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장씨는 국민회의측과의 연계
아래 남쪽의 메시지를 북쪽에, 북쪽의 메시지를 남쪽에 전달하는 등 현 정부
의 대북밀사로 활동했다"며 "장씨 등에 대한 "총풍" 혐의는 안기부가 고문을
통해 각본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씨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무맹랑하고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정 대변인은 또 "15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당선과 김대중
후보의 낙선을 위해 목숨을 걸고 판문점 총격요청 음모를 꾸민 장씨 등이
국민회의를 위해 북측과의 거래를 주선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 19일 "총풍사건" 2차공판 변호인 신문에서 "지난 1월24일~
2월4일 김순권박사와의 방북기간중 당시 임동원 아.태재단 사무총장을 통해
전해들은 "신정부 출범후 남북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는
김대중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