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과는 위안(원)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장쩌민(강택민) 주석은 물론 주룽지(주용기)
총리로부터도 받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외환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해 나가는데 안정적인 여건을 확보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김 대통령이 두번째 성과로 강조하는 것은 베이징과 상하이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한국이 참여키로 한 부분이다.

중국이 한국에 철도책임자를 보내 기술적 검토를 거친 뒤 기술적 가치가
인정되면 한국이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주겠다는
대답을 들은 것이다.

이 사업은 단일노선의 고속철도 사업으론 세계 최장인 1천3백30km 공사에
1백60억달러의 건설비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2000년부터 2006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1천만kw급 원전2~4기 건설
사업에 한전과 미국의 ABB-C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려 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주총리가 "(계획이 확정되면) 한국에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큰 성과다.

중국내 한국계 은행의 위안(원)화 영업을 허용해 달라는 김 대통령의 요청
에도 중국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 총리는 "중앙은행총재에게 지시하여 한국도 다른 나라와 균형을 맞춰
할 수 있도록 이야기 하겠다"고 다짐했으며 실무선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보험회사 영업허가 문제도 "보험시장을 단계적으로 개혁.개방하고 있다"며
단계가 되면 허용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에 성공한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기술을
활용한 이동통신사업 협력에 대해 주총리는 "긍정적으로 협의하자"고 말했다.

자동차조립공장의 투자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
의 수출 가능성이 높은지 검토한 뒤 빠른 시일안에 확답을 주겠다는 언질을
받았다.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경제.무역.기술협력공동위 수석대표를 차관보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시켜 양국 경제통상관계의 종합.조정기능을 강화한 것도
성과이다.

김 대통령은 또 중국산 옥수수와 오리를 구매하고 중국을 "비시장경제국"
에서 "시장경제로 전환국가"로 분류해 반덤핑규제의 적용을 축소하는 등
무역역조 확대로 인한 통상마찰을 사전에 막는 노력도 병행했다.

< 상하이=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