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00년까지 가치창조형 일자리 1백만개를 만들기로 한 것은
실업문제를 능동적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읽게 한다.

단기적이고 소극적인 실업대책 대신 가치창조형 일자리 만들기에 집중
하라는 한국경제신문과 OMJ 보고서의 제언을 수용, 구체화하는 1단계 작업에
정부가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OMJ 보고서는 단기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실업대책으로는 장기적 고실업사태
에서 벗어날수 없다고 지적해 왔다.

고용창출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1백만개의 가치창조형 일자리를 만들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 방법론은 기업활동과 일자리창출을 옭아매고 있는 규제의 혁파이다.

또 향후 고용창출의 주역이 될 중소기업과 관광 교육 등 신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OMJ 보고서가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보도된 직후 각부처 장관들은
이미 보고서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 이기호 노동부장관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강봉균
청와대경제수석 김원길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등은 OMJ 보고서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검토겠다고 말했다.

특히 진념 위원장은 "OMJ 보고서는 실업 및 고용대책의 궁극적인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김태동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지시로 OMJ 보고서의
액션플랜(실행계획)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10일 한국경제신문 창간 34주년 기념대담에서 이미
이같은 실업대책 등 경제정책의 전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 대통령은 "실적이 미흡한 실업대책은 축소조정하겠다"며 "일자리를
보다 많이 만들수 있는 대책에 재원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가 2002년까지 정부정책과 나라살림을 규정하는 중기재정계획에
이같은 OMJ보고서를 반영키로 함으로써 향후 근본적인 정책변화가 예상된다.

중기재정계획은 98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동안 재정운용의 기초가 된다.

정부가 금융구조조정과 실업대책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면서 발생한 재정
적자를 조기에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어느 분야에 예산투입을 늘리고 줄일지가 중기재정계획에 담겨진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순한 재정계획이상의 의미가 들어있다.

국민의 정부가 집권하는 5년동안 펼칠 정책의 골격이 함께 확정되는 것이다.

또 이 계획은 한 번 확정되면 2002년까지 쉽게 바뀌지 않고 정책의 가이드
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경기가 되살아나더라도 재정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기재정
계획에 따라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기재정계획이 옛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OMJ 보고서는 이제 중기재정계획을 시발로 정부정책에 구체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중앙부처들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세부적인 실행계획검토에
들어갔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일선 공무원들에까지
이같은 인식이 확산될때 1백만 일자리는 만들어질수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