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측이 대그룹의 빅딜과 관련해 특혜성지원이 있을 경우 당초
약속한 20억달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8일 "대그룹의 빅딜방안이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대그룹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정부가 대그룹빅딜에
금융지원을 할수 없다고 밝힌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세계은행이 공식적으로 이같은 입장을 통보했다면 당장 기업들이 추가로
발표하게될 빅딜의 세부내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 지나지 않아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는 국제금융국장
명의로 "정부와 세계은행은 현재 협의중인 제2차 구조조정차관(SAL2)과
5대그룹의 구조조정 문제를 연계하여 협의한 바 없다"는 요지의 보도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지원자금이 대기업에 흘러들어가도록 해서는 안된다
는게 국제금융기구들의 일관된 입장일 뿐"이라며 "세계은행의 20억달러
지원과 빅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처음 얘기를 꺼냈던 고위관계자도 발언이 문제가 되자 "그런 뜻이 아니었다"
며 진화에 나섰다.

이처럼 하룻동안 정부부처간에 벌어진 혼선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빅딜방안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간담회를 하루 앞둔 미묘한
시점에 이같은 얘기가 흘러나온 것을 보면 재계에 대한 압박용카드중 하나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기도 했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