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치는 육체적으로 고달픈 직업이다.

하루에도 10여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해내야 하고 멀리 떨어진 지역구도
자주 들러야 하기 때문이다.

몸이 둘이나 셋쯤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선거철에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따라서 정치인은 건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탱할 수 없다.

체력관리를 위해 규칙적으로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다.

굳이 한가지를 들자면 지역구행사를 하거나 유권자들과 어울릴때 틈틈이
축구를 하는 것이다.

나는 고교시절 축구선수였다.

2년여에 불과했지만 그때 맺었던 축구와의 인연은 줄곧 축구에 대한 애정의
원천이 되고 있다.

더구나 요즘은 월드컵기간으로 많은 국민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TV브라운관
앞에 앉아있다.

축구는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운동이다.

유니폼을 입고 운동장에 서면 옛날 생각으로 온몸이 긴장되고 힘이 솟구침을
느낀다.

집에서는 짬이 나면 물구나무서기 맨손체조 요가를 한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고 술도 절제하는 편이다.

담배는 피우지 않는다.

아주 피곤할때면 한의사인 처남이 지어다주는 약을 먹고 기력을 회복하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모로부터 이어받은 강인한 체력이 평생의 혜택이다.

어머니는 팔순의 연세에도 아직 정정하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역사와 미래에 대한 낙관이라고
생각한다.

유신시절 감옥속에서 정의와 진실이 결국 승리하고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독재자들의 회유와 협박도 나를 꺾을 수 없었다.

오랜 고문과 옥살이에도 건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