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외식비는 1년전보다 3만6천원, 교양오락비는 2만2천원씩 각각
줄어들었다. 옷과 신발에 쓰는 돈은 2만3천원이 감소했다. 경조비 등도
7만4천원에서 5만원으로 깎였다. 이에 반해 연료및 전기.수도료는 1만7천원
이 늘어났다"

전국 72개 도시에 거주하는 근로자가구의 현주소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극도로 위축된 소비패턴을 엿볼 수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98년 1.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월평균 가구소득은 2백23만2천원으로 작년 1.4분기(2백29만7천원)에
비해 2.7% 감소했다.

명목소득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감소율(95년 가격기준)은 10.8%로
지난 80년 4.4분기(<>13.4%)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가구주(실제로 가계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와 배우자의 근로소득은
작년보다 각각 2.2%및 2.8% 증가했으나 다른 가족의 소득이 23.2% 줄어든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근로소득외의 기타소득도 16만9천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1%
감소했다.

특히 경조비 보상금 등 이전소득(7만4천원->5만원)은 32.0%의 감소율을
나타내 친지.이웃간 인심이 예전같지 않음을 반영했다.

이에따라 월평균 소비지출은 1백35만4천원으로 작년 1.4분기의 1백48만5천원
에 비해 8.8% 줄어들었다.

교양오락비(7만6천원->5만4천원)가 가장 큰 폭의 감소율(28.7%)을 보였고
외식비(14만9천원->11만3천원)는 지난 70년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증가율
(<>24.3%)을 나타냈다.

식료품중에는 육류에 대한 소비가 14.3% 감소했다.

교통비는 전반적으로 2.2% 줄어들었는데 자가용구입비가 무려 67.0%
급감했다.

자가용유지비는 휘발유값 상승으로 25.8% 늘어났다.

광열.수도비(8만7천원->10만4천원)도 공공요금인상및 연료비상승과 맞물려
20.3%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1.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처분소득(가계소득-비소비지출)은
2백만3천원으로 1년전에 비해 3.6% 감소했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64만8천원으로 작년
보다 오히려 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뜰살림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가처분소득에 비해 소비지출의 감소폭
이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조일훈 기자 ji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