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께부터 예년보다 보름정도 빨리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 장마는 습도가 70%를 웃돌고 기온은 25~30도로 높아 마른 더위보다
참아내기 힘들다.

장마철에는 신체적응력이 약한 노약자나 아이들의 건강이 손상되기 쉽다.

특히 고혈압 당뇨 폐질환 류머티스관절염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와 이뇨계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약을 장기복용하는 환자는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장마철 기상상태는 대단히 고온다습하다.

고온다습한 상태는 인체의 전해질대사 내분비균형 신경계균형 등을 조절하는
환경적응기능을 어렵게 만든다.

인체는 환경변화에 적응하는데 대략 10여일 정도가 걸린다.

이때문에 장마철에는인체의 신진대사가 저조해진다.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에 신경써야 한다.

장마때는 습도가 높아져 땀이 잘 증발되지 않는다.

땀을 증발시켜야 몸표면의 냉각작용이 이뤄지는데 이것이 잘 안되기 때문에
신체기능도 떨어진다.

설사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과 바퀴벌레 등 곤충에게는 좋은 환경이
된다.

이런 까닭에 병원체에 대한 방어력이나 이물질에 대한 면역력도 저하된다.

따라서 음식과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세균성식중독
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땀이 증발되지 않는 장마철에는 땀을 흘린후 말릴때까지 기다리기
보다는 씻은후 닦는 습관을 갖는게 좋다.

그만큼 병원체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어 피부질환이 예방되기 때문.

한편 류머티스관절염 등 근골격계질환자는 통증으로 더욱 고생하게 된다.

찌푸린 날씨에서 비롯된 심리적 위축과 비로 인한 체온저하는 관절주위의
근육을 뭉치게해 통증을 가중시킨다.

또 장마철에는 맑은 날에 비해 20헥토파스칼정도 기압이 떨어지므로 이로
인해 관절내 혈액순환도 장애를 받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꼭 근골격계 환자가 아니라도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직장인들이 스트레스가 가중될 때에는 목 어깨가 결리고 뻣뻣해
지는 불편함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 등 습기가 많은 날에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이용해 오전 오후 각
20여분씩 방안의 습기를 강제로 내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목 어깨 등 결림증을 예방할 수 있다.

또 방바닥을 달구거나 난로를 핀후 통풍시키는 곳도 냄새를 빼고 환기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다.

흐리고 추적추적한 날씨는 정신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더해준다.

일조량이 감소하면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어 멜라토닌 분비가
늘게 된다.

멜라토닌은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

백열등으로 실내조명을 밝게 하면 기분상태를 다소 호전시킬 수 있다.

저체온증의 경우 여름철 체력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나친 냉방과 직접 피부에 닿는 바람은 체온을 급격히 빼앗아 건강에
해롭다.

특히 밀폐된 방안에서 냉방장치를 틀어놓게 되면 체력저하는 물론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이른바 "선풍기 질식사"는 방안의 나쁜 공기가 농축돼 질식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체온이 떨어지는게 사망의 원인이다.

취중에 냉방장치를 강하게 틀어놓고 자거나 만취해 노상에서 비를 맞고
자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황인홍(가정의학과) 교수는 "장마철에는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두라"며 "배를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물을 마시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식을 삼가고 상해보이는 음식은 절대 먹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