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 재.보선 승리의 축배가 마르기도 전에 발칵 뒤집혔다.

이른바 "탈당 신드롬"이 구체화 돼 3일 김종호 박세직 의원과 최기선
인천시장이 각각 탈당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나라당이 주목하는 것은 이미 탈당을 예고해 온 두 의원이
아니라 최시장.

그의 탈당을 예기치않은 "사건"으로 간주, 즉각 대여 선전포고에 나섰다.

조순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이 야당을 파괴하는 일을 계속할
경우 지방선거자체를 보이콧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권이 보궐선거가 끝난지 하루만에 우리당 소속 의원과 단체장을
빼가는 폭거를 자행하는 등 야당파괴공작의 마각을 드러냈다"며 "6월 지방
선거까지 정쟁을 중지키로 했던 지난 3월의 총무회담 합의를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또 지구당별로 박세직 김종호 의원 지구당사와 인천시청앞에서 각각
탈당인사의 화형식을 가졌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발끈한 건 최시장 탈당의 파급효과를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재.보선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되찾아 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은 잠재웠
으나 최시장의 탈당으로 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들의 탈당도미노현상을
새롭게 걱정했을 거란 분석이다.

이미 한나라당 소속 14개 기초자치단체장이 탈당, 여당에 합류한 게 영
내키지 않았던 터에 광역단체장까지 이탈하면 "봇물"이 터질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을 거란 분석이다.

서청원 총장이 전날밤 여의도 63빌딩에서 최시장을 만나 마지막까지
설득했던 점이 이같은 당의 위식의식을 반증한다.

또 상도동계인 최시장이 여당행을 결정하기에 앞서 김영삼 전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했다는 소문도 당 내분설을 증폭시킬 수 있어 대여 강수로
역공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탈당 현상"에 강수로 나선 건 결국 대외용이라기 보단
추가 탈당을 미연에 막아보자는 내부 단속용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남궁덕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