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산텔레콤(대표 박병기)은 지난 94년 설립된 통신시스템 연구개발
전문회사이다.

이회사는 지난 3년간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각종 교환기
PCS 고속무선호출분야등 시스템 개발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으로는 쉽지않은 통신시스템 분야에서 W-CDMA(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를 이용한 각종 이동통신시스템에 대해 의뢰를 받아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지난 96년부터는
무선호출 TRS를 포함한 각종 통신시스템의 개발의뢰가 밀려들고 있다.

정보통신부에서도 기술력을 인정해 차세대 교환기술인 ATM(비동기식
전송모드)스위치의 우수신기술 개발업체로 지정, 개발비를 지원했다.

이덕택에 매출은 급신장하고 있다.

96년 20억원에서 올해 약 1백50억원으로 7백%이상 성장했고 내년에는
4백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이회사 종업원들은 최근의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로 인해 개발프로젝트
및 영업수행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연구개발에서 제품공급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회사가 악화되는 경제여건 속에서도 성장가도를 달리는 것은 우선
기술인력들이 연구개발에만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

이회사에는 출퇴근 시간이 없다.

"사원관리"란 말은 이회사에선 듣기 어렵다.

출근하지 않는다고 다그치는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3백65일 연구소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40여 기술진들은 밤낮 구분않고 연구에 매달리고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회사측은 연구소 근처에 아파트를 마련해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이같은 연구개발 노력은 현재만이 아닌 미래를 겨냥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의 개발을 이작은 벤처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기술에 깊이가 있고 개발자금 측면에서도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이회사의 또다른 강점은 관련 회사들과의 탄탄한 협력관계.

이달 일반 전화선을 이용하는 영상전화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것도
C&S테크놀로지와의 협력으로 이뤄낸 개가였다.

C&S의 핵심 반도체칩과 기산의 비디오폰시스템이 결합해 세계 두번째로
선보인 것.

이제품은 내년 상반기중 외국산의 절반 이하 가격인 50만~60만원에
시판될 예정이다.

이밖에 MTI 한텔등 10여개 업체와 공조체제를 형성하고 있고 독일 미국
등 해외기업과도 필요에 따라 긴밀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같은 협력을 통해 창업이래 교환기 트랜스코더 전송장비등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왔으며 이들제품을 내년에는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98년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통신서비스 회사로의 진출가능성을
타진하는 첫해가 될 전망이어서 이회사 종업원들에게는 새해의 의미가
남다르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