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시의 가장 중요한 투자판단 재료는 "부도가 나지 않을만한
회사가 어디냐"하는 점이라는 것이 증권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얘기이다.

이와함께 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주식도 주된 매수대상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회사 주식은 투자자들이 철저히 외면, 연일
하한가를 지속하고 있다.

중소형주의 경우 기업내용이 비교적 괜찮은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속락세를 면치 못하거나 힘없이 무너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려증권의 부도와 함께 증권회사사이의 계좌이관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내가 거래중인 증권회사를 믿지못해 좀더 크고 안전해 보이는 증권회사로
거래계좌를 옮겨가는 투자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400대로 올라서고 거래도 연일 폭발적으로
이뤄지는 등 증시의 외형적인 모습은 요며칠사이에 점차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내부는 여전히 형편이 말이 아니고 이같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앞으로도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인기가 있는 일부 주식은 살 수가 없고 나머지 종목은 절반정도가
하한가를 면치못하는 극단적인 주가차별화현상도 좀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새로운 투자패턴이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같은 새로운 투자패턴도
오래 갈 것같지는 않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문제만해도 과연 한도확대가
이뤄질 15일부터 자금유입이 활발하게 이뤄질까하는 점에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증권관계자들이 만만찮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또다시 실망감이 증시를
엄습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부도 문제역시 긴축기조가 이어질 내년에는 더욱 기승을 부려
증권시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투자자들의 주요 매수표적이 되고있는 일부 주식중에는 IMF
체재아래서 유가증권 평가손이나 환차손을 이번 결산기부터 전액 반영할
경우 엄청난 적자를 면치못할 회사도 있다.

결국 최근의 주가양극화현상이나 거래폭증역시 새로운 매매패턴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급락주가의 반등 기대감과함께 나타나기 시작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수 있다.

IMF 구제금융을 계기로 증시도 새로운 대변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개방의 문이 활짝 열리는데다 투명성 제고등 주변여건의 급변이
불가피해져 매매관행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와 금융긴축에따른 증시및 주가 재편현상도 불가피한
형편이다.

하지만 이같은 증시의 변혁이나 새로운 투자패턴은 아직까지 제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당분간은 과도기의 혼란현상도 불가피할 것같다.

근본적인 변화의 조짐이 좀 더 뚜렷해질 때까지는 보다 신중한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자세로 생각된다.

< 증권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