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넘치는 수요로 몸살을 앓았던 골프장들도 올 겨울에는
어떤 형태로든 스산한 모습으로 변할 조짐이며 골프용품업계는 이미
찬바람이 매장을 휘젖고 있다.
지난 주말 A골프장에는 몇건의 부킹취소가 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11월말은 연중 최악의 부킹난 싯점인데 특히 지난
주말부터 그 열기가 급작스럽게 사그라드는 느낍입니다.
부킹취소가 나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웨이팅 대기자들도 크게 줄었어요.
기업체나 관공서등에서 골프치자고 들먹일 계제가 아니라는 애기죠.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이같은 냉기류는 더 심해질 것으로 짐작됩니다"
골프장측의 이같은 분석은 현 경제위기의 강도를 예시한다.
단기적으로는 올 겨울이, 장기적으로는 최소 1년이상 한국의 골프는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세월"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권이 바뀌면 장미빛 봄날이 올 것이라던 종전의 예상은 이제 자취를
감추고 모든 골프업계가 공히 허리띠를 졸라 맬 시기임이 분명한 셈.
골프는 특히 시류에 민감하고 불황일수록 "표적"이 된다는 점에서
골퍼들의 체감온도는 더 추워지고 있다.
용품업계는 한층 더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특히 최근 (주)대선의 부도는 업계전체를 멍들게 했다.
전국에 50개 이상의 S&S 매장을 갖고 있었던 대선의 부도는 가뜩이나
어려운 수많은 납품업체를 회복불능의 상태로 빠뜨렸으며 앞으로도
시장질서의 변수로 작용할수 밖에 없다.
S&S는 무려 80억원어치 이상의 용품재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물량은 어떤 형태로든 비정상적방법으로 시장에 풀리며 유통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밖에 "어떤 품목이든 수입에는 상당한 제약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도
수입상들의 어려움을 가중 시킬것이다.
이같은 제반 상황은 "차제에 시장원리에 입각한 업계의 전반적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도 낳고 있다.
골프를 둘러싼 "거품들"이 없어져야 하고 골퍼들의 의식도 "건전하고
알뜰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