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정보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한편 일반인의 병원활용과 건강지식습득
에도 보탬이 되는 의료정보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연병길 한림대 강동섬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의학회 인터넷 홈페이지 준비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미 대한의사협회가 PC통신과 인터넷으로 회원및 의료정보를 관리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학술자료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자료의 경신속도가 느리고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의학회와 의협이 손잡고 나섰다.

2개월후면 탄생할 의학회 홈페이지에는 각분과학회의 참여열기가 높아
준비과정이 순조롭다.

연이사는 하루의 3분의 2는 컴퓨터와 함께 지낸다.

진료할때나 연구할때나 컴퓨터는 믿음직한 벗이다.

집에 가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참을수 없는 호기심 때문에 날새는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는 지난 81년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카세트테이프와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자기저장장치로 굴러가는 애플컴퓨터를 접하면서 컴퓨터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구닥다리컴퓨터로는 베직으로 간단한 통계나 내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다 86년 IBM-XT 기종이 나오면서 상전벽해의 발전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MS-액세스, 폭스-프로 등 고급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그는 의학계에 자신보다 뛰어난 컴퓨터실력을 가진 사람이 쟁쟁하다고
겸손해 한다.

그러나 연륜과 컴퓨터및 의학지식에 대한 폭넓은 마인드를 따져 볼때
그만한 사람도 그리 흔치 않다.

연이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강동성심병원에서 정보화를 앞당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정신의학 학술자료를 깔끔하게 정리했고 정신과 의사들에게 인터넷사용법과
이를 활용한 진료향상방안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병원내에서는 인트라넷을 구축하고 직원들에게 PC마인드를 불어넣기 위해
전도사역할을 했다.

PC마니아인 예닐곱명의 원내교수 모임인 APCIG(Advanced PC Interesting
Group)에도 참여하고 있다.

집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생인 두 자녀가 PC로 못하는게 별로 없을
정도라고 한다.

연이사는 "많은 컴퓨터마니아들이 PC통신 인터넷 컴퓨터게임에 몰입해
PC에 중독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대인관계를 폭넓게 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짐으로써 PC 중독증을 극복할수 있을 것"이라고 정신과의사다운
충고를 한다.

결국 PC에 예속되느냐 활용하느냐는 PC 유저의 냉철한 절제심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